6·3 지선 앞두고 되짚는 2022년 경기 기초의원 선거
가번이라고 안심, 나번이라고 낙심 금물
안산 사선거구, 민주·국힘 동시 나번 당선 가번 탈락
[안산=뉴시스] 문영호 기자 =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경기지역 시·군의회 의원 공천도 마무리됐다. 중대선거구제에서 후보자들은 정당별 가·나·다 기호 배번에서 처음 희비를 맞는다. 실제로 광명지역에서는 나번 공천을 받은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나번·다번은 당선이 어렵다는 게 지역 정가의 통설이다. 그런데 4년 전 선거 결과는 이 공식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18일 뉴시스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가·나·다 배번 순서가 곧 당락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심지어 뒷 번호를 받은 정치 신인이 가번을 배정받은 현직 의원을 제치고 시의회에 입성하는 사례들도 확인됐다.
가장 뚜렷한 사례는 안산 사선거구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기호 가번을 제치고 나번 후보들이 동시 당선됐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안산 사선거구 의원정수는 2명이었다. 국민의힘은 3선에 도전하는 윤석진 후보에게 가번을, 정치신인이던 이혜경 후보에게 나번을 배정했다. 결과는 이혜경 후보가 6731표로 당선됐고, 윤석진 후보는 4637표를 얻어 낙선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나번을 배정받은 최진호 후보가 1만1285표를 얻어 가번을 받은 안종철 후보(3145표)를 앞섰다.
안산 아선거구도 비슷했다. 의원정수는 2명. 국민의힘 나번 이대구 후보가 1만1496표, 더불어민주당 나번 선현우 후보가 1만368표를 얻어 1·2위로 당선됐다. 가번을 배정받은 박형두 후보(민주)와 공순정 후보(국힘)가 낙선한 사례다.
광명 다선거구에서도 정치신인의 뒤집기 사례가 확인된다.
더불어민주당 나번을 배정받은 정치 신인 이지석 후보가 1만2584표를 획득, 국민의힘 설진서 후보(1만6455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당선됐다. 전직 시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가번을 배정받은 이승호 후보가 낙선한 사례다.
정치신인과 경력자 간 대결은 아니지만 뒷번호 배정 후보가 당선되고 가번 후보가 낙선한 사례들도 보인다.
광명 나선거구에서 민주당 이형덕 후보가 나번을 배정받고도 당선됐고, 안산 바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나번 이진분 후보가 당선되고 가번 후보가 낙선했다. 화성 바선거구 국민의힘의 경우도 나번을 배정받은 박진섭 후보가 당선되고 가번을 배정받은 후보가 낙선했다.
화성 나선거구에서는 다번 후보가 살아남은 사례도 확인됐다. 국민의힘 정흥범 후보는 다번을 배정받고도 6334표를 획득, 나번 후보를 제치고 가번 후보와 함께 나란히 화성시의회에 입성했다.
중대선거구제에서 기호 배번은 출발선을 가를 수 있지만, 당락을 확정하지는 않는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특히 후보 개인의 인지도, 지역 활동력, 조직력, 선거운동의 밀도가 결국 표심을 움직인다.
유권자들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가번이 안정권이라는 인식, 나·다번은 불리하다는 통념을 이미 한 차례 흔들어 놓았다.
가번이라고 자만할 이유도, 나·다번이라고 낙심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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