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제5·6전시실에서 6월 14일까지 개최
12m· 8m 초대형 '흙의 회화' 대거 공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흙은 우리가 태어난 곳이자 결국 돌아가는 곳이다.”
작가 채성필에게 흙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다. 생명의 기원이자 물과 우주, 순환과 시간의 흔적이다. 거대한 화면 위에 펼쳐진 대지는 특정한 장소를 넘어 이름 없는 근원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채성필 흙 그림전_익명의 땅’전시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5·6전시실에서 오는 6월 14일까지 열린다.
전라남도 진도 출생으로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채성필의 30여 년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작가는 대지와 물, 자연의 근원적 질서를 탐구하며 흙이라는 물질을 통해 생명과 순환의 철학을 화면 위에 구현해왔다.
전시 제목인 ‘익명의 땅’은 인간의 소유와 명명 이전 상태의 자연을 뜻한다. 특정 지명이나 경계를 벗어난 ‘모두의 땅’이자 ‘근원의 공간’으로, 자본과 소유의 대상으로 환원된 현대 사회의 자연관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채성필의 화면은 추상이면서 동시에 풍경이다. 캔버스 위에 쌓이고 흘러내린 흙의 층위는 대지이자 물결이며, 파도이자 우주의 움직임처럼 보인다. 흙의 입자와 물의 흐름이 만나 생성하는 표면은 동양적 자연관과 현대 추상의 물질성이 교차하는 지점에 놓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길이 12m에 달하는 대형 신작을 비롯해 8m 이상의 초대형 작업들이 대거 공개됐다. 거대한 화면은 단순한 회화를 넘어 관객을 감싸는 공간적 풍경으로 작동하며, 자연의 순환과 질서를 몸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갤러리그림손이 프로모션하는 이번 전시는 채성필이 구축해온 ‘흙의 회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 물질과 정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사유의 장을 제시한다.
채성필은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프랑스로 건너가 렌느2대학교 조형예술학 석사를 졸업하고 파리1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에서 활동 중이다.
그의 작품은 세계적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영은미술관, 파리시청, 세르누스키 미술관, 카카오, 신한은행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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