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외무장관 회의서 대미 공동 대응 압박
UAE 향해 공개 규탄…중동전쟁 공동성명 불투명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브릭스(BRICS) 회원국들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명시적으로 규탄할 것을 촉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도 대(對)이란 군사작전에 직접 개입했다고 비난했다.
14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란은 불법적 팽창주의와 전쟁 도발의 피해자"라며 "브릭스 회원국들과 국제사회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명백히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출범한 신흥경제국 협의체다. 최근 이집트·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이란·UAE 등이 추가 가입해 10개국 협의체가 됐다. 미국 주도 주요 7개국(G7)을 견제하는 개발도상국 연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외무장관 회의는 중동 전쟁과 에너지 위기 대응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에서 14~15일 이틀 일정으로 열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과 일정이 겹치며 회의에서 나올 대미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아라그치 장관은 "브릭스 국가들은 서방의 패권주의와 미국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면책 특권 의식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같은 브릭스 회원국인 UAE를 향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직접 개입했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UAE와 다른 브릭스 국가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UAE는 지난 두 달간 이스라엘 다음으로 이란의 공격이 집중됐던 국가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2800발이 넘는 미사일과 드론이 UAE를 향해 발사됐다. UAE도 보복에 나서 지난달 8일 페르시아만 라반섬의 이란 정유 시설을 비밀리에 공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과 UAE 당국자가 같은 자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회의에서 중동전쟁 관련 공동성명이 발표될지는 불확실하다. 회원국 간 의견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 담당 차관은 인도 PTI 통신에 "한 회원국이 이란을 비난하는 문구를 포함하도록 압박해 합의 도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며 "브릭스가 분열돼 있다는 신호를 세계에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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