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허위 기재' 전 용산보건소장 항소심 첫 공판서 "깊이 사죄"

기사등록 2026/05/14 15:10:22 최종수정 2026/05/14 15:49:43

공전자기록 등 위작·행사 혐의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도착 시간 허위 작성

최후 진술서 "제 역할 다하지 못해…사죄드린다"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지난 2월 2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현판이 보이고 있다. 2026.02.02 citizen@newsis.com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지휘 책임을 다하지 않고 행적을 허위로 보고한 혐의를 받는 최재원 전 용산구 보건소장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2부(부장판사 정성균 이현우 이동식)는 14일 오후 공전자기록 등 위작·행사 혐의를 받는 최 전 보건소장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소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 2022년 10월 29일 오전 0시6분께 이태원역에 도착했음에도 전날 오후 11시3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서울시 전자문서시스템에 입력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최 전 소장 측과 검찰은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전 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불순한 의도로 사실과 다른 내용의 문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며 "유례 없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참사로 정신적 충격과 함께 문서 작업보다는 실질적인 사고 수습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응급 상황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사고 현장에서 다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해왔으며 20년 가까이 공공의료에 투신해왔다"며 "현장을 목도한 이후 상당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다. 법이 허용하는 한에서 선처해주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전직 공직자이자 의사로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깊이 반성하며 사죄드린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엄중한 참사와 관련된 기록이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가볍게 볼 수 없고 사고 피해자들과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함께 명했다.

다만 "수많은 사람이 사망한 충격적 사건을 접한 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인지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위작이 이뤄졌다"면서 "기재가 잘못된 점이 바로 밝혀져 범행의 사회적 위험성이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최 전 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7월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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