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4~7.8시간 사이 수면이 적당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수면 부족과 과잉 모두 뇌와 심장 등 신체 전반의 노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각) 미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부적절한 수면 시간이 신체 노화를 촉진하고 다양한 질병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약 50만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머신러닝 기법으로 신체 각 기관의 노화 정도를 측정하는 '노화 시계'를 구축했다. 기존의 노화 시계가 신체 전체의 노화를 측정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혈액 내 단백질과 대사 데이터, 의료 영상 등을 결합해 17개 장기 시스템에 걸친 23개의 개별 노화 시계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면 시간과 노화 사이에는 뚜렷한 'U자형 패턴'이 나타났다.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8시간을 초과할 경우 모두 신체 노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됐다. 또 노화 속도가 가장 느린 최적의 수면 시간은 하루 6.4시간에서 7.8시간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수면 시간의 불균형은 특정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짧은 수면은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비만과 제2형 당뇨병, 고혈압, 허혈성 심장 질환과 상관관계가 높았다. 반면 짧거나 긴 수면 모두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위염과 위식도 역류 질환 등 소화기 계통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주도한 준하오 웬 교수는 "이전 연구들이 수면과 뇌 노화의 연관성에 집중했다면, 이번 연구는 수면 부족이나 과잉이 거의 모든 장기의 노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수수면은 대사 균형과 면역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뇌와 신체를 잇는 네트워크 전반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노년기 우울증과 수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심층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짧은 수면은 우울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긴 수면은 뇌와 지방 조직의 노화 시계를 거치는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우울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 교수는 "짧은 수면과 긴 수면이 동일하게 우울증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그 이면의 생물학적 경로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는 향후 수면 관리와 치료법이 환자의 수면 유형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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