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미국 주립공원에서 아름다운 빛깔에 홀려 무심코 벌레를 집어 들었던 여성이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인주에 거주하는 앙투아네트 웹(44)은 최근 아홉 살 쌍둥이 자녀와 함께 포트 녹스 주립공원을 찾았다가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사건은 공원을 산책하던 웹의 눈에 띈 눈부신 초록색 벌레 한 마리에서 시작됐다. 웹은 당시 상황에 대해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베리 그린(berry green) 빛깔이었다"며 "벌레를 집어 들며 '정말 예쁘구나'라고 말한 지 불과 몇 초 만에 온몸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치명적인 알레르기 증상이 급격히 나타나자 웹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파른 언덕을 가로질러 공원 내 기념품점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비영리 보존 단체 책임자인 딘 마틴 앞에 쓰러진 웹은 곧 의식을 잃었다.
위급한 순간, 20년 경력의 육군 의무병 출신이었던 마틴의 빠른 판단이 빛을 발했다. 마틴은 웹의 기도가 부어올라 입술이 파랗게 변한 것을 확인하고, 즉시 911에 신고하는 동시에 응급 처치로 알레르기 약인 베나드릴을 투여했다.
웹은 호흡 곤란으로 세 차례나 기절하는 등 위독한 상태였으나, 마틴의 응급 조치 덕분에 병원 이송까지의 귀중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이후 병원에서 네 차례의 에피네프린 주사를 맞은 끝에야 간신히 고비를 넘겼다.
조사 결과 웹을 공격한 벌레는 '여섯점박이길앞잡이(Cicindela sexguttata)'로 밝혀졌다. 이 벌레는 독이 없고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치명적이지 않지만, 웹에게는 '백만 분의 일' 확률로 극히 드문 중증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웹은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아이들과 함께 다시 공원을 찾아 마틴에게 감사를 전했다. 웹은 "당신의 빠른 대처 덕분에 아이들이 오늘 엄마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현지 당국은 "아무리 아름답고 무해해 보이는 생물이라도 야생 생물을 함부로 만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방문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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