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비만학회서 주요 임상연구 데이터 발표
고용량, 조기 반응자서 72주차에 28% 감량
84%는 지방감소서 비롯…근육 내 지방줄어
먹는 위고비 알약, 조기반응자서 22% 감량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고용량 투여 후 조기 반응환자는 평균 27.7% 체중 감량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 2026)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위고비의 주요 임상연구 데이터를 발표했다.
위고비 고용량(세마글루티드 성분 7.2㎎) 임상시험(스텝업)의 세부분석 결과, 고용량 투여 후 24주 내 15% 이상 감량한 '조기 반응자'(전체의 27%)는 72주차에 평균 27.7% 체중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조기반응자도 15.4% 감량했다.
위고비 같은 GLP-1 약물의 단점으로 꼽히던 근육 손실 우려를 불식할만한 데이터도 제시했다.
MRI로 신체 구성을 분석한 결과, 위고비로 줄어든 체중의 84%가 지방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 내장지방은 30% 이상 줄었고, 근육 내 지방도 감소해 전반적인 근육 건강이 개선됐다. 근육량 자체는 기준치 대비 약 10% 감소했으나, 30초 앉았다 일어서기 테스트로 측정한 근력은 위약군과 동등하게 유지됐다.
13일(현지 시간)엔 먹는 위고비 알약(세마글루티드 25㎎) 임상시험(OASIS 4)의 세부분석이 공개됐다. 전체 참가자의 28.8%를 차지하는 조기 반응자(16주 내 10% 이상 감량)는 64주차에 평균 21.6%의 체중 감량을 기록했다. 직접 비교한 연구는 아니지만 일라이 릴리의 먹는 비만약 올포글리프론 36㎎ 대비 높은 체중 감량 수치를 보였다.
폐경 단계와 상관없이 일관된 체중 감량 효과도 관찰됐다. 전 세계 5억400만명의 여성이 비만 상태로, 폐경 전후 비만 부담은 크게 가중된다. 폐경 이행기의 호르몬 변화는 복부 지방 축적과 대사 이상을 유발하며, 이 시기 여성의 심장마비 위험은 남성과 동일한 수준으로 높아진다.
스텝업 임상의 사후분석 결과, 위고비 고용량(7.2㎎)은 폐경 전·이행기·폐경 후 여성 모두에서19~23%의 일관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폐경 전 여성에서 감량 효과가 가장 컸으며, 허리둘레 감소도 모든 그룹에서 관찰됐다.
셀렉트(SELECT) 임상의 사후분석 결과에선, 비만과 심장질환을 동반한 2.4㎎ 복용 폐경 이행기 여성의 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사망 위험이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실사용 연구(폐경기 여성 3만4000명 이상) 결과, 위고비 단독 투여군은 호르몬 치료(MHT) 단독군 대비 편두통 및 우울증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편두통 발생 위험이 42~45%, 우울증 위험이 25% 줄었다. 비만은 만성 편두통의 위험 인자로, 편두통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3배 더 흔하다.
텔아비브대 의대 드로르 디커 교수는 "비만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며 "조기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량을 달성한 만큼, 치료 지속 여부를 결정할 때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헬싱키대 산부인과 에밀리아 후비넨 교수는 "폐경 관련 체중 증가와 대사 이상은 여성 장기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만, 비만 연구에서 가장 소홀히 다뤄진 분야였다"며 "위고비는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 결과까지 의미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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