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1심과 달리 "김상민이 그림 구매" 판단
그림 진품 판단…서명·그림 바닥 색상 등이 근거
金 상고…대법원서 청탁금지법 불성립 주장 전망
13일 뉴시스가 확보한 89쪽 분량의 김 전 부장검사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박정제·민달기·김종우)는 지난 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가 작품을 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최종적으로 김 여사에게 그림이 전달됐다는 증거가 뚜렷하지 않다고 본 1심과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항소심 쟁점은 ▲그림 구매 대금을 누가 냈는지 ▲김 여사에게 그림이 전달됐는지 ▲그림이 진품이었는지 여부였다. 2심은 그림 구매 대금을 김 전 부장검사가 냈고, 김 여사에게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가 전달됐다고 봤다.
혐의 '스모킹건'으로 해석한 건 김 전 부장검사와 그림 구매를 중개한 큐레이터 강모씨와의 대화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부장검사는 2023년 1월 14일 강씨에게 "괜히 또 여사님 그림 찾는다는 소문 나면 우리가 문제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달 23일에는 '1.4b를 캐쉬로'라는 문자를 보냈다. '1억4000만원을 현금으로'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재판부는 강씨 등이 김 전 부장검사를 실질적 구매자로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또 김씨의 아내가 미술을 전공한 만큼, 김씨가 그림을 구매했다면 사전에 이를 의논하는 등의 정황이 있어야 할 텐데 없었던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장검사가 김 여사 취향에 맞춰 1억4000만원에 그림을 매수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에게 그림이 전달됐는지 여부도 1심과 해석이 엇갈렸다. 2심은 강씨가 김 전 부장검사를 만나 그림을 전달한 뒤 "(김 여사가) 엄청 좋아하셨어"라고 말한 진술에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
김씨의 장모 집에서 그림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선 김 여사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 이후 옮긴 것으로 판시했다. 김씨가 그림이 발견된 가방의 잠금장치 비밀번호조차 인식하지 못했다며, 김씨가 그림을 보관했을 가능성을 배척했다.
항소심 최대 쟁점이었던 그림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그림을 진품으로, 한국화랑협회는 위작으로 감정했다. 재판부는 법정 감정 등을 토대로 ▲서명이 이우환의 80년대의 것과 유사하다는 점 ▲서명에 쓰인 물감의 색깔 ▲그림 바닥의 색상 ▲점을 구성하는 피그먼트의 재질 등을 근거로 진품으로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제공된 그림의 가액을 1억4000만원으로 인정하고 김 전 부장검사가 김 여사에게 대통령의 검찰 및 공직 인사, 여당 선거 공천 등 직무와 관련해 2023년 1월 그림을 제공했다고 판시했다.
청탁금지법 혐의에 대해선 징역 2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징역 1년을 내리고 각 3년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그림이 위작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8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김 전 부장검사 측은 향후 대법원에서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며 청탁금지법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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