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최국인 미국의 호텔업계는 당초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호텔·숙박협회(AHLA)가 지난 4월 실시한 조사 결과, 월드컵 개최 도시 11곳 중 상당수에서 객실 예약률이 예년 수준을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보스턴,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주요 개최 도시의 호텔 운영자 대다수는 현재 예약 상황이 평상시보다 오히려 뒤처지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뉴욕,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휴스턴 역시 예년 봄·여름 시즌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호텔업계는 이 같은 부진의 원인으로 비싼 티켓 가격 및 교통비, 미국 비자 발급 대기 시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해외 팬들의 여행 부담 등을 꼽고 있다. 맨해튼 소재 클라우드 원 호텔의 마이클 블랙 총지배인은 "모두가 예약 폭주를 기대했지만, 세계 정세와 미국의 상황이 맞물리며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객실 요금이 독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호텔은 월드컵 기간 객실료를 평소 200달러(약 29만원)에서 800달러(약 119만원)로 4배 가까이 올렸으며, 결승전이 열리는 7월 19일 전후로는 1300달러(약 193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유럽 축구 서포터즈 FSE의 로난 에반 사무총장은 "팬들은 호텔 가격이 결국 떨어질 것을 알고 기다리는 중"이라며 "너무 비싼 가격을 책정했다가 막판에 가격을 내리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대 플랫폼으로 팬들이 몰리는 현상도 확인됐다. 에어비앤비 측은 이번 월드컵 기간 이용객 수가 역대 최대였던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가 오히려 일반 비즈니스 여행객이나 일반 관광객들을 쫓아내는 이른바 밀어내기 효과를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앤드루 짐발리스트 스미스칼리지 경제학 교수는 "축구 관광객 유입과 그로 인한 혼잡, 고물가, 보안 우려 등이 일반적인 관광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대진표에 따라 수요가 뒤늦게 살아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펩블브룩 호텔 트러스트의 존 보츠 CEO는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을 뿐, 지난해보다는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경기가 임박하면 예약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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