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현종 피란처 '파주 용상사지' 실체 드러났다

기사등록 2026/05/13 09:41:29 최종수정 2026/05/13 09:52:23

고려~조선 중첩 건물지와 퇴수대 등 확인

상감청자, 금속유물 등 발굴 성과 일반 공개

[서울=뉴시스] 파주 용상사지 추정지 조사지역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파주 월롱산 '용상사(龍床寺)'가 고려에서 조선시대에 조성된 건물지와 퇴수대 등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냈다.

파주 용상사지는 고려시대 거란 침입 당시 현종이 개경을 떠나 잠시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에 따르면 파주 용상사지가 월롱산에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그동안 구체적인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용상사지는 월롱산 정상과 인접한 북동쪽 계곡부에 석축을 쌓아 만든 평탄한 대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2010년 불교문화유산연구소에서 실시한 폐사지 조사를 통해 확인한 용상사지 추정지를 바탕으로, 2024년부터 해당 지점에서 용상사지 실체 파악을 위한 발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그간 고려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건물지와 퇴수대, 금강령(金剛鈴 불교 의식에서 소리를 낼 때 사용하는 종) 등 사찰 관련 유적과 유물을 확인해 그 성과를 최초로 공개한다.
[서울=뉴시스] 파주 용상사지 추정지 조사지역 퇴수대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발굴조사 결과, 용상사지는 주변 암반과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조성됐고 현재까지 건물지 3동과 기단으로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壇)시설, 석축, 담장, 방형(사각형) 구조물, 퇴수대, 아궁이, 구들, 수혈(땅을 파서 만든 구덩이) 등 부속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건물지가 여러 차례 겹친 상태로 발견됐다. 사찰 건물지에서 주로 발견되는 ‘퇴수대’도 확인됐다. 퇴수대는 부처님께 올린 물 등을 버리는 곳으로 천수통(天水筒), 청수통(靑水筒), 아귀구(餓鬼口), 아귀발우(餓鬼鉢盂)라고도 불린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퇴수대는 건물지 아래 잔존한 석축열 앞면에서 발견됐다. 가장자리에 석재를 두르고 내부에 기와 조각을 채워 넣은 직사각형 구조로 조성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는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사찰로서 유지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장수 개안사지나 강진 월남사지의 사례와 유사해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꽃모양 잔, 주전자 등 상감청자 조각을 비롯해 분청사기, 백자, 기와 등 유물도 나왔다.
[서울=뉴시스] 파주 용상사지 추정지 조사지역 수혈에서 출토된 금속유물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수혈에서 사찰 관련 유물로 추정되는 금속유물이 한곳에 묻힌 상태로 발견됐다. 이 유물들은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강령, 청동등잔대, 청동숟가락, 철제가위 등이다.

연구소는 덕은리 유적 등 주변 유적과의 비교 검토를 통해 파주 용상사지의 성격을 더욱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오는 15일 오후 2시 파주 용상사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열리는 현장 설명회에서 일반 국민에게 이번 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별도 예약 없이 현장 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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