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에 국제유가 급등…원유 수입국 인도 직격탄
10년 만의 최악 위기 진단…재택근무·대중교통 이용으로 연료 소비 억제
외환보유액 방어 위해 해외여행·금 구매 자제도 요청
12일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열린 연설에서 현재의 이란 사태를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마주한 가장 파괴적인 위기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가가 직면한 에너지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실시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번 조치는 급격히 치솟는 원유 수입 대금을 감당하기 위해 국내 연료 소비를 물리적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인도 정부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기업들에 재택근무 전환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또한 모디 총리는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하며, 국가적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정부는 인도의 전통적 관습인 '금 구매'에도 제동을 걸었다. 인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 수입국 중 하나로, 결혼식이나 축제 시 금을 선물하는 문화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금 수입은 원유 못지않게 막대한 외화를 소모하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모디 총리는 "지금은 개인의 기호보다 국가의 외화 준비금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입품 사용을 줄이고 외화를 소모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도는 원유와 금 수입에 막대한 외화를 지출하고 있다. 이란 정세 불안으로 루피화 가치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금 수입으로 인한 외화 유출은 경제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
AP 통신은 11일 "인도 금 시장은 모디 총리의 발언 직후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결혼 시즌을 앞둔 서민들의 당혹감이 커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뉴델리발 기사를 통해 "조만간 인도 전역의 휘발유 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인도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제 침체의 신호탄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만간 인도 전역에서 가솔린·디젤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물류비 상승과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인도 경제에 '스테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연설 말미에 "우리는 과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의 공포를 인도 특유의 단결력으로 극복해냈다"며 "수입품 의존도를 낮추고 각자의 위치에서 절약을 실천한다면 이번 에너지 전쟁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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