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두 달째에도 美·이란 봉쇄전 계속…호르무즈 통제 놓고 이견 여전
트럼프 “완전한 승리” 압박…이란은 통행료·제재 완화 요구하며 버티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핵·제재·해상 통행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적 교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휴전은 산발적 충돌 속에서도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전투가 벌어졌던 기간에 맞먹을 만큼 휴전이 길어졌지만, 양측 모두 타협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는 거의 없고 전면전 재개도 바라지 않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휴전이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자신이 에너지 가격 상승 압박 때문에 물러설 것으로 믿고 있다며 “하지만 압박은 없다.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란은 정권이 건재하고 미사일·핵 프로그램도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며 자신들이 전쟁의 승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엑스(X)에 “우리 군은 어떤 침략에도 마땅한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전투 대신 봉쇄전에 들어간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항구와 선박에 대한 금수 조치를 강화했고,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미국 관리 앨리슨 마이너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남은 선택지가 모두 나쁜 선택지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협상 분위기는 낙관적이었다. 미국 당국자들과 협상 관계자들은 양측이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기본 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봤지만, 지금은 호르무즈해협 관리 방식과 이란 핵 프로그램·핵시설을 어디까지 제한할지를 놓고 큰 간극이 남아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행 규칙도 자신들이 지역 국가들과 함께 새로 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통행료 등 이란이 전쟁 배상 명목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치가 포함될 수 있다. 이란은 전쟁 종식을 레바논의 항구적 휴전과 연결하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중국 방문에서 이란전 출구를 찾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란 에너지의 최대 구매자로 이란에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의 도움을 받으려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미국 내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일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호르무즈해협 상업 선박 호위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을 재개하거나 전투를 다시 시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대로 해외 군사개입에 회의적인 공화당 인사들은 여론 악화와 경제 불안을 이유로 조속한 전쟁 종료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중동 경험이 많은 미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방위산업 기반과 해군력에는 타격을 줬지만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와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이라는 전략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또 당분간 양측이 전쟁에서 얻지 못한 최대 목표를 협상장에서 얻으려 하면서,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