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교사…교권보호위는 '무죄' 법원은 '유죄'

기사등록 2026/05/11 17:30:33 최종수정 2026/05/11 18:40:24

제주 고교 교사 기자회견 열고 교권보호위 비판

당시 범죄 혐의 없다 판단했으나 최근 법원 판결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성추행 피해를 당한 제주시 한 고등학교 교사 A씨가 11일 오전 제주시 도남동 제주교사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 울먹이고 있다. 2026.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자로부터 성추행과 폭행을 당한 제주의 한 교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교권보호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제주시 한 고등학교의 40대 교사 A씨는 11일 제주시 도남동 제주교사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제주교사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5월 발생한 피해 사실을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해 5월15일 교실에 혼자 남아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학생 B군을 지도하다 교무실의 다른 교사에게 인계했다.

다음 날 B군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신을 지도한 것이 명예훼손'이라며 A씨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이후 B군은 대화를 시도하던 A씨를 복도로 불러내 껴안으려 하고 자리를 벗어나려던 A씨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당시 지역교권보호위원회와 경찰은 이를 범죄행위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후 A씨가 고소하면서 B군은 강제추행 미수와 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뒤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았고 항소 없이 확정됐다.

A씨는 교권보호위 판단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당시 교사 위원 비율이 전체의 7%밖에 되지 않았고 하루 만에 심의가 마무리 됐던 점 등을 짚었다.

그는 "정보공개 청구로 회의록을 보니 위원 7명 중 1명만 범죄 성립 가능성을 지적했다"며 "'남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 간 신체 접촉이 빈번해 스치기만 해도 신고할 수 있는 판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아무런 제지 없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제주교사노조는 ▲교권보호위 위원 구성 개선 ▲법리 검토 절차 의무화 ▲피해교사의 법적 조력 보장 ▲즉시분리 조치의 실효성 확보 ▲불복 절차 신설 등을 요구했다.

한정우 제주교사노조 위원장은 "교권보호위는 피해 교사와 가해자를 분리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지닌 유일한 기구"라며 "노조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교권보호위 제도가 실질적으로 교원의 교육활동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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