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BIFF광장·국제시장 등 명소 곳곳서 외국어
서울 넘어 부산·강릉·전주로…지역 관광 트렌드 부상
편의점서 바나나우유·라면·요구르트 'K-푸드' 인기
[부산=뉴시스]동효정 기자 = "굿시티 부산(Good city Busan)!"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막바지인 지난 7일 부산역 2층 광장.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던 미국인 20대 여성 관광객 세 명은 부산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소감을 묻자 이들은 "굿시티"를 외쳤다. 역사 내부 편의점에는 음료와 간편식을 구매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섰고 일본어·중국어·영어가 뒤섞여 들렸다.
부산에서 택시기사를 20년째 하고 있다는 김용석씨는 "요새는 평일에도 광안리나 해운대 가보면 외국인밖에 없습니다"며 "택시 손님 3명 중 1명은 외국인인 것 같다. 홍콩·대만·일본·중국 관광객이 주류였는데 최근에는 미국이나 독일 같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크루즈 입항하면 부산역이나 남포동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캐리어 끌거나 배낭 들고 움직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고 전했다.
부산역부터 국제시장, 광복동 롯데백화점 인근, BIFF광장 등에서는 이동하는 내내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국제시장 골목에서는 네덜란드 국적의 5인 가족 관광객이 씨앗호떡과 물떡을 손에 든 채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고 있었다.
실제 편의점 업계에서도 외국인 소비 증가가 수치로 나타났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황금연휴로 꼽히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부산 지역 CU의 외국인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0.7% 증가했다.
CU에서는 빙그레 바나나우유가 외국인 인기 상품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두바이식 쫀득 쿠키, 한손한끼 초코맛, 빙그레 딸기맛 우유, 롯데 아이시스8.0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3단 우산과 CU프렌즈 교통카드도 인기 품목에 포함됐다. 갑작스러운 비에 대비한 우산과 대중교통 이용을 위한 교통카드까지 인기 품목에 오르며 여행객들의 실용 소비 패턴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같은 기간 부산 지역 내 GS25의 외국인 결제 수단(알리페이·위챗페이) 매출은 122% 늘었다. 특히 해운대구 점포 매출은 130%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부산 지역 50개 점포 기준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배 증가했다. 알리페이와 은련카드 결제 데이터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카테고리별로는 요구르트 매출이 6.7배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맥주(3.3배), 라면(3.2배), 음료(2.9배), 스낵류(2.8배), 아이스크림(2.4배), 즉석치킨(2.1배), 푸드 간편식(2배) 순이었다.
K-편의점 먹거리 전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드라마와 예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접한 한국 음식과 편의점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최근 외국인 관광 수요가 서울을 넘어 지방으로 확산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부산뿐 아니라 강릉·전주·여수·제주 등 지역 관광지를 찾는 외국인 개별 관광객(FIT)이 늘어나면서 '지역 여행'이 새로운 방한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K-콘텐츠와 SNS를 통해 알려진 먹거리·바다·전통시장·축제 등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데이터랩 외래객 지역별 방한현황에 따르면 실제 입국 경로를 살펴보면 인천공항 비중이 여전히 가장 크지만 김해공항과 제주공항, 부산항 등 지방 거점 이용객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지방 관광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루즈 관광 인프라 개선, 지역 축제 육성 등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전국으로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서울 명동이나 제주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부산·강릉처럼 지역 색깔이 뚜렷한 도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확실히 늘고 있다"며 "편의점 소비만 봐도 단순 쇼핑보다 한국 일상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동선이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더욱 확대하면서 편의점을 포함한 유통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소비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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