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안전기본법·친일재산환수법 등 국회 본회의 통과
개헌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오는 8일 재투표 시도
[서울=뉴시스]신재현 정금민 김윤영 기자 = 국회가 7일 재난·사고 등의 국가 책임을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을 비롯한 116건의 비쟁점법안을 처리했다. 39년만에 추진한 개헌은 6·3 지방선거 전 추진 반대 방침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 불참으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를 열고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재석 의원 191명 가운데 찬성 188명, 기권 3명으로 법안을 가결했다.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김민전·김승수·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등 3명은 기권표를 던졌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재난이나 각종 사고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할 독립된 기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한 법안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처음 발의됐지만 논의가 진척되지 않아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된 법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12주기 추모식에서 법안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국회는 친일 재산 환수를 위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도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다시 설치해 친일 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제정안에는 친일 재산이 매각된 경우 그 처분의 대가를 환수할 수 있는 근거가 새로이 반영됐다. 또 친일재산 제보 활성화를 위한 포상금을 지급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구축과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AIDC 기준을 대통령령에서 구체화하고, 실태 조사를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여야는 근로자가 연차 유급 휴가를 시간 단위로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이를 위반할 경우 사용자가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교통·물류 운수사업자의 유류비 부담을 덜기 위해 유가보조금의 추가 지급 근거를 담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및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독립유공자 직계존·비속 배우자의 간이귀화 국내 거주요건을 완화하는 국적법 개정안, 매년 5월 네 번째 월요일을 '학교폭력예방의 날'로 지정하도록 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 등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피고인이 1회 이상 공판기일에 출석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면 피고인의 진술없이 재판할 수 있도록 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2023년 12월 31일 이전 사실상 완공된 소규모 주거용 위반건축물에 대해 한시적으로 사용승인을 허용하는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안'도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다만,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은 재적 의원 286명 가운데 재석 의원 178명만 본회의에 참석해 투표가 불성립됐다. 개헌 의결정족수는 재적의원(286명) 3분의 2(191명) 이상으로, 이번 개헌안 투표에는 정족수에 13명 모자라는 178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개헌이 숙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며 당론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등은 오는 8일 본회의를 열고 개헌안을 재투표에 부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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