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제권' 후퇴 여부 관심
중재측 "無 통행료 개방이 첫단계"
美 공습까지 시사…경제압박 강화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이 전제된 종전 조건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이 곧 중재국을 통해 수정안을 전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28일(현지 시간) 복수의 파키스탄 측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며칠 내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수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현재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며 유동적인 상태"라며 "이란이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정된 제안을 다시 내놓을지 여부가 향후 상황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은 최근 파키스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법적 통제권 인정, 전쟁 피해 배상, (미국·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방지 보장, 해상 봉쇄 해제의 4개 조항을 자국 종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구체적 입장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풀고 종전을 보장할 경우, 휴전 합의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겠다는 것이었다.
미국이 해상 봉쇄로 휴전 합의를 먼저 위반했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차단한 것이라는 기존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상황을 휴전 시점으로 돌린 뒤 핵협상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통행료 법제화 추진을 지적하며 사실상 일축한 상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과 협의하고 허가를 받지 않으면 공격하거나 비용을 매기겠다는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피해 배상과 재침 방지는 어느 정도 정치적 타협이 가능한 사안인 만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에서 유의미한 이견 조정에 성공할 경우 종전 논의가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재국 측 다른 소식통은 "제한이나 통행료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해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 잠재적 합의의 첫 단계이며, 미국·이스라엘의 전쟁 명분인 핵 문제는 이후 단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우라늄 농축 20년 동결 및 고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을 요구하며 이란의 종전 이후 핵협상 재개 주장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을 수용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이란 제안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다.
다만 이란이 아직 미국으로부터 경제·안보 보장을 전혀 확보해내지 못한 상태에서, 최대 협상력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란이 먼저 호르무즈 해협을 열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핵협상 타결까지 이란 해상 봉쇄를 일정 수준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이란은 서방의 장기 제재로 인한 손실을 보전한다는 명목으로 해협 통항에 통행료를 법적으로 부과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레자 탈라에이 닉 국방차관도 28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국방장관 회의에서 "전후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이란 안보 규정 하에서만 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언론에 공습 재개 가능성을 흘리며 이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이란 지도자들이 이해하는 것은 오직 폭탄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장기 교착되면서 테헤란 공습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트럼프 대통령 참모 5명도 매체에 "대통령은 새로운 공습을 개시할지, '최대 압박'을 통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때까지 기다릴지를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전쟁 재개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미국이 실제로 테헤란 공습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다수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신 경제적 압박을 더 강화하는 기류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4일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중국 정유 대기업 헝리그룹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방위적이고 전면적인 최대의 압박"이라고 강조했다.
OFAC은 28일에도 "미국 금융기관과 미국인, 또는 미국인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외국 법인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의 대가로 이란 정부나 혁명수비대에 직·간접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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