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세계 최초의 나무늘보 전용 전시관을 표방하며 개장을 준비하던 미국의 한 업체가 실상은 난방도 안 되는 창고에 동물들을 방치해 수십 마리를 폐사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 당국은 최근 '슬로스 월드 올랜도(Sloth World Orlando·나무늘보 세상)'에 대해 운영 중단 명령을 내렸다. 조사 결과, 업체 측의 관리 소홀로 총 31마리의 나무늘보가 집단 폐사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2024년 12월부터 시작됐다. 우선 가이아나에서 나무늘보 21마리가 수입됐다. 해당 개체들이 생활하던 창고는 전기와 수도조차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업체 측은 인근 건물에서 연장 코드를 끌어와 가정용 온풍기를 돌렸으나, 과부하로 안전장치인 퓨즈가 끊기며 난방이 중단됐다. 이에 열대 기후에 살아야 할 동물인 나무늘보들이 플로리다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했다.
이듬해 2월 페루에서 들여온 나무늘보 역시 비극을 피하지 못했다. 2마리는 도착 당시 이미 죽어 있었고, 나머지 8마리도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방치되다 끝내 폐사했다.
업체 측은 "추위가 아니라 외래 바이러스 때문"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당국 조사 결과 해당 업체는 동물 보관을 위한 창고 사용 허가조차 받지 않았으며, 공공 전시를 위한 동물 복지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들은 플로리다주 법상 동물 보호 시설에서 동물이 폐사하더라도 이를 당국에 즉시 보고할 의무가 없다는 허점을 악용했다. 해당 업체는 이 사실을 숨겨오다 작년 8월 당국의 불시 점검 과정에서 뒤늦게 꼬리가 밟혔다.
현지 맥스웰 프로스트 하원의원은 "나무늘보들을 최악의 환경에 몰아넣은 명백한 학대"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현재 해당 업체는 운영 중단과 함께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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