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정기감사…"105개 기관 방치해 267억원 부가세 놓쳐"
감사원 "부채사후관리 업무도 소홀…증여세 등 72억원 누락"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국세청이 이른바 '사무장 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 관련 과세 자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수백억원대의 부가가치세가 걷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7일 발표한 '국세청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매년 의료법·약사법 위반자(명의 대여) 명단을 받아 과세 자료로 축적해 왔다. 의료인의 정상적인 의료 행위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지만,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경우는 면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해당 자료를 받고도 의료법 등 위반자의 유죄 확정 여부를 확인해 이를 지방청에 과세자료로 내려보내는 등의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105개 기관에 대해 유죄 확정 후에도 계속 방치했고, 결국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7년)이 지나 약 267억원의 부가가치세를 걷지 못했다.
유죄가 확정된 64개 기관에선 아직 과세 기간이 남았다. 그러나 과세 자료 생성, 시달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약 310억원 규모의 부가가치세가 걷히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24개 기관은 유죄 판결이 나오기 전에 과세 기간이 지나 약 36억원이 이미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앞으로 과세자료 수집, 활용 관리, 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부당하게 부가가치세를 면제받은 위반자들에 대해 세금을 다시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국세청이 부채사후관리 업무 등을 소홀히 해 증여세 등 72억원이 과세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국세청은 사인 간 부채를 국세행정시스템에 등록해 이자 지급이나 상환 여부 등을 사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3월 기준 전체 관리 대상 111만여건 중 실제 점검은 연간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감사 결과 국세청이 부채 사후관리과정에서 채권자 이자소득 신고 여부, 채무자 미지급 이자에 대한 증여세 신고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소득세·증여세 55억원이 누락됐다.
아울러 국세청은 2021년 7월말 채권자 사망시 해당 채권을 상속 재산에 반영하도록 제도를 개선했으나, 이전 사례에 대해 전수 점검하지 않아 상속세 17억원이 과세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 과정에서도 오류와 관리 부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성실도 평가 점수 산정 오류로 일부 법인이 부당하게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고, 지방청의 지침 위반 등으로 개인사업자 조사 대상이 잘못 선정된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또 세무조사 대상 선정시 신고 성실도와 관련성이 낮은 평가 항목이 포함되며 공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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