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 시장분석·개선방안 용역 발주
美·EU, 구글 애드테크 독점 강력 규제 흐름
공정위, 시장집중도·거래구조 등 시장 분석
AI 기술 확산 따른 광고 시장 영향도 확인
네·카·쿠, 제재 이력…감시·압박 강화될 듯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디지털 광고시장의 경쟁 상황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거대 플랫폼의 디지털 광고 독점을 문제 삼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국내 플랫폼의 디지털 광고 생태계 역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디지털 광고 분야 시장분석 및 개선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최근 미국과 EU는 구글의 디지털 광고 시장 독점을 문제 삼는 판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동부 지방법원은 지난해 4월 미국 법무부와 주 정부들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셔먼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에서 정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구글의 배제적 행위가 경쟁사의 경쟁력을 박탈하고, 웹 서비스 소비자와 광고주 등에 상당한 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구글은 광고를 게시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진 퍼블리셔 고객용 도구와 광고주용 도구,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 광고에 필요한 '세 가지 도구'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이 이러한 광고 기술을 독점해 광고 비용을 높이고 경쟁을 차단하고 있다고 보고, 구글 '애드테크' 사업의 일부를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지난해 9월 구글에 약 4조8000억원 상당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구글이 디스플레이 광고 기술 서비스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는 한편, 경쟁 관계에 있는 광고 기술 제공업체나 광고주, 온라인 발행사에게는 불리하게 적용해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는 판단이다.
공정위가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디지털 광고시장을 정조준한 것은 이러한 미국과 EU의 규제 흐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공정위는 광고 유형별 시장 규모뿐 아니라 시장집중도와 사업자 간 경쟁 구조 및 진입·퇴출 여건 등 경쟁 환경 전반을 분석한다.
시장집중도와 진입·퇴출 여건은 특정 시장의 독과점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잣대다. 시장집중도가 높고 진입·퇴출이 까다로울수록 독과점 시장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용역을 통해 거래 단계별 계약 구조와 광고 단가 변화 추이, 수수료 구조 등 거래 실태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나아가 데이터 확보 및 이용 구조와 광고 효과 측정 방식, 연계 서비스 활용 구조 등이 광고 가격 및 거래 조건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한다.
이는 거대 플랫폼이 보유한 압도적인 데이터가 신규 경쟁 사업자의 진입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디지털 광고 산업의 이슈도 살펴본다.
맞춤형 광고와 자동 입찰, 추천 알고리즘 등 AI 기술이 활용되는 광고 업계 현황을 들여다보고, AI 기반 광고 운영 방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볼 방침이다.
플랫폼이 AI를 통한 최적화를 명분 삼아 자사 광고를 우선 노출하거나, 경쟁사의 광고 효율을 낮추는 행태가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관련 규제가 시장 진입을 까다롭게 해 결과적으로 독과점을 돕는 부작용이 있다면 관련 제도 개선에도 나설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번 연구용역이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에 초점을 맞춘 만큼,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국내 플랫폼 기업의 광고 행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검색·메신저·이커머스 서비스를 바탕으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카카오 역시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운영 중이다. 쿠팡 또한 '새벽배송'을 무기로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이미 알고리즘 관련 사건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며 자사 상품·서비스는 결과 상단에 올리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린 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과징금 처분이 정당했다는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콜 차단'과 '콜 몰아주기' 사건으로 각각 제재를 받았다. 경쟁사에게 기사 및 운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카카오T 일반 호출을 차단하거나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배차를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이 중 콜 몰아주기 사건은 지난해 5월 서울고법에서 과징금 취소 판결을 받았고, 콜 차단 사건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쿠팡은 2024년 자체 상품(PB)과 직매입 상품을 검색 순위 상단에 올려 우대했다는 이유로 약 16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가 이번 연구를 마치면 과거 제재 전력이 있는 이들 기업에 대한 감시와 제도적 압박이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쟁 상황 분석과 국가 간 비교 등을 통해 국내 실정에 적합한 제도 개선안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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