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강제 개방시 유혈 불가피…군사적 성과는 의문"

기사등록 2026/03/31 17:23:20 최종수정 2026/03/31 19:28:24
[서울=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군이 섬 점령에 나설 경우 주목해야 할 호르무즈 해협의 7개 섬과, 이 중 ‘떠있는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3개 섬이 분석됐다. 아부 무사, 그레이터·레서 툰브 등은 해협 ‘길목’을 차지한 핵심 거점으로, 이란의 해상 통제 전략의 중심으로 꼽힌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과 하르그섬 등 이란 도서를 장악하더라도 무력 시위 이상의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이란 영토 점령과 해협에 대규모 해군력 배치 등 두가지 군사적 선택지가 있다면서 제한적 지상전 조차 대통령직을 상실하게 할 수 있는 수준의 인명 피해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고 30일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해 호르무즈 해협 장악 포기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하고자 하르그섬을 일시적으로 장악할 수 있겠지만 이란 정권의 복원력과 저항 의지를 고려할 때 효과는 미지수라고 BBC는 타전했다.

상륙 작전에 특화된 미국 해병대원 2500명 가량이 28일 아메리카급 상륙강습함 트리폴리함을 타고 중동 해역에 도착했다. 나머지 해병대원 2500명과 미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공수부대원 2000명도 조만간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해 협상 주도권을 쥐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의 축인 케슘섬과 아부 무사섬, 라라크섬 등 일부 도서도 목표물로 거론된다. 미국이 이란 고농축 우라늄을 압수하기 위해 이란 본토를 급습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배치한 미군 규모가 대규모 지상작전에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병력 15만명을 투입했다. 이란은 이라크 보다 영토가 3배 이상 넓다.

지상 작전으로 이란의 위협을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상업용 선박을 위한 해군의 호송과 소해(지뢰 제거) 지원 등이 필요한데 미군은 소해 전력도, 상업용 선박을 보호할 자원도 부족하다.

엠마 솔즈베리 외교정책연구소(FPRI) 국가안보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가디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이란 도서 중 하나를 점령해 갈등을 고조시키려는 유혹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항상 밀어붙여왔다. 이번에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며 "그는 병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사용할 것이다.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 될 것이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벤 스튜어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지상전 선임연구원도 "(언급되는) 그 장소들 일부에 상륙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그것이 군사적 의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군의 지상군 투입은 이란의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꼽힌다. 이란은 침략자에 맞서기 위해 자국 기반시설을 폭파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하르그섬 등 호르무즈 해협 인근 도서에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배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방어력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31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적들은 우리 민족을 위협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열망을 뉴스로 둔갑시켜 퍼뜨리고 있다. 이는 큰 실수"라며 "만약 그들이 (우리를) 한 차례 공격한다면, 그들은 몇 배로 되돌려 받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전날 또다른 게시물에서도 "우리 대원들은 미국 군인들이 지상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들을 불태우고 그들의 지역 동맹국들을 완전히 응징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물론 미국 해병 원정단(MEU)의 전투력을 고려하면 미국이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무인기(드론)과 미사일, 대인 지뢰 등 이란의 저항으로부터 심각한 수의 사상자를 대가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본토로부터 끝없는 포격을 받으며 점령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지난 2022년 전면 침공 직후 흑해 뱀섬을 점령했지만 우크라이나 본토로부터 끊임없는 교란 사격에 철수한 전례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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