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없이 전쟁 종식할 용의”-WSJ

기사등록 2026/03/31 14:09:12

군사적 해협 개방 4∼6주 전쟁 기한 장기화 판단

외교적 압력 가하돼 실패할 경우 유럽과 지역 동맹국에 재개방 주도 압력

“해협 봉쇄 지속시 세계 경제 혼란, 개방없이 종전 무책임” 지적도

[워싱턴=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 참가자들이 메모리얼 브리지를 건너기 전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2026.03.31.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없이 전쟁을 종식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해협의 좁은 통로를 군사적으로 개방하는 작전이 4~6주라는 예정된 기한을 넘어 전쟁을 장기화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해군과 미사일 보유량을 약화시키고 적대 행위를 완화하는 동시에 외교적으로 이란에 압력을 가해 해협 흐름을 재개하도록 하는 것을 미국의 주요 목표라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유럽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에게 해협 재개방을 주도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도 있지만 당장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고 그들은 말했다.

WSJ은 트럼프가 그동안에도 해협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48시간내로 풀지 않으면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하는 가 하면 미국에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하기도 했다.

WSJ는 해협 폐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세계 경제는 더욱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협 개방없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이자 부소장인 수잔 말로니는 해협이 열리기 전에 군사 작전을 종료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해협 봉쇄는 석유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식량 생산에 필요한 비료, 컴퓨터 칩 제조에 필요한 헬륨 같은 원자재에 의존하는 산업들은 공급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말로니 부소장은 “에너지 시장은 본질적으로 세계적이며, 이미 발생하고 있는 경제적 피해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며 “해협 폐쇄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조속히 끝내고 싶어하는 것은 그가 계획 중인 다른 조치들과도 상충된다고 WSJ은 전했다.

일본에 주둔하고 있던 USS 트리폴리함과 제31해병원정대가 중동 지역에 진입했다.

미국 본토의 제82공수사단 일부 병력도 파견 명령을 받았으며 추가로 1만 명의 지상군을 중동에 파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WSJ은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특수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탈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럼에도 30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해협에서 정상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협의 정상화를 명시하지 않았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30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적 목표 달성을 위한 현재 작전이 몇 주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해협이 개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해협 개방없이 전쟁을 끝내는 구상과는 차이가 있다.
 
이란 전쟁이 지속되면서 전쟁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가장 큰 현안으로 부상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대처에 대해서도 미국에서 혼동된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해 운송되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에는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의 84%와 액화천연가스의 83%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

이란이 해협을 장악하면서 미국 원유 가격은 30일 종가 기준 100달러를 넘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다.

일부 금융 분석가들은 전쟁으로 인해 해협의 통행이 지속적으로 방해받을 경우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