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의 군사장비도 보내지 않은건 끔찍한 실수"
유럽처럼 파병 요구받은 韓日도 위협할지 촉각
"강력한 군대 가끔 사용해…이란 다음은 쿠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우디 국부 펀드가 주최한 퓨처 인베스트먼트 이니셔티브(FII)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곁에 있어왔지만 이제 그들의 행동을 보면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는것 같다. 그렇지 않느냐"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은 점을 겨냥해 "소량의 군사장비를 보내지 않은 것은 끔찍한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유럽 동맹국들과 반세기 넘게 이어온 집단 안보 체제에서 미국이 이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발언을 내놓은 뒤 "이건 속보 거리로 보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재차 "그들이 우려 곁에 없다면 우리가 뭐하러 그들 곁에 있느냐. 그들은 우리 곁에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전략으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 14일부터 한국, 일본 및 유럽 동맹국 등에 군함 파견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어떤 국가도 파병에 쉽게 응하지 않자 나토를 중심으로 비난을 이어왔는데, 이날은 급기야 나토와 결별까지 시사한 것이다.
나토는 미국, 캐나다와 유럽국가들 등 총 32개국이 참여하는 집단 방위조약 기구다. 1949년 출범했으며 어느 한 국가가 침략받을 경우 회원국 전체가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한다는게 핵심이다. 냉전 시대부터 유럽 국가들을 러시아의 위협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별 시사는 미국이 더이상 유럽 국가들에게 안보 우산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협인 셈이다.
미국이 집단방위 조약에서 빠질 가능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나토 국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5% 방위비 지출에 동의했으나,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에 다시금 불을 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호주에도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동맹국으로도 화살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국과 일본 등에 미군 수만명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이란 전쟁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이 마무리되면 다음 군사작전 타깃은 쿠바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이 강력한 군대를 만들었다. 그것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은 쿠바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서반구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쿠바에 대한 석유 공급을 차단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쿠바계 이민 2세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주도로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군사작전 가능성을 꾸준히 내비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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