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종말? 천만에"…오히려 판 키운 생성형 AI

기사등록 2026/03/29 08:00:00 최종수정 2026/03/29 08:08:24

AI 챗봇·검색 엔진, 경쟁 아닌 상호 보완…검색 시장 규모 오히려 26% 커졌다

구글 일일 검색량 89억→137억건…네이버 사용자수 전년비 4%↑

챗GPT로 초안 잡고 구글·네이버로 검증한다…바뀐 검색 공식

[서울=뉴시스] 글로벌 SEO(검색엔진 최적화) 전문기업 그라파이트(Graphite.io)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확산은 검색 트래픽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검색 시장 자체를 재구성했다. (자료=그라파이트 연구 보고서 캡처) 2026.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인공지능(AI)이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기존 검색 플랫폼을 위협할 것이다."


이러한 애초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AI 챗봇이 기존 검색 엔진과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돕는 '상호 보완 관계'를 맺으며, 결과적으로 전체 검색 시장의 덩치를 더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글로벌 SEO(검색엔진 최적화) 기업 그라파이트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는 검색 경험을 한층 확장시킨 부가적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웹사이트 위주의 기존 통계에는 모바일 앱에서 이뤄지는 엄청난 양의 AI 검색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실제 AI 검색의 파급력이 시장에서 과소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시장 점유율 하락은 착시"…검색 파이 자체가 커졌다

실제 데이터도 이를 증명한다. 인터넷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구글의 글로벌 검색 점유율은 2023년 89%에서 지난해 4분기 71%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구글 이용자가 줄어서가 아니라, AI 수요가 더해지며 전체 검색 시장 규모가 26%나 팽창했기 때문에 생긴 '착시 현상'이다.

미국 정보분석 업체 셈러쉬 조사에 따르면, 챗GPT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주당 구글 검색 횟수는 평균 12.6회로 AI 등장 이전(10.5회)보다 오히려 늘었다. 구글의 일일 검색량 자체도 89억 건에서 137억 건 이상으로 뛰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네이버와 챗GPT를 함께 쓰는 교차 이용자는 전년 대비 4.7배나 급증했다. 이들은 일반 이용자보다 검색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로 복잡한 개념의 뼈대를 잡고, 최종 확인이나 결제·예약은 다시 기존 검색 엔진을 거치는 새로운 '검색 공식'이 자리 잡은 셈이다. AI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짧은 단어 대신 문장형으로 길게 질문하거나, 음성·이미지를 결합해 다채롭게 검색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서울=뉴시스] 생성형 AI 서비스의 가파른 확산에도 네이버 검색 서비스의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검색과 AI를 결합한 전체 AI 검색 시장은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네이버 사용자 수는 전년 대비 4% 증가했고 네이버와 챗GPT를 함께 사용하는 교차 이용자는 4.7배 급증했다. (자료=모바일인덱스 제공) 2026.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생성형 AI 확산은 검색 방식도 바꿨다. AI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은 짧은 키워드 대신 문장 형태의 자연어 질의를 사용하는 비중을 늘렸다.

구글은 7개 단어 이상의 긴 문장 검색 비중이 9.4% 증가했다. 네이버 역시 15글자 이상의 상세 질의 비중이 2배 이상 확대됐다. 음성·이미지·텍스트를 자유롭게 결합한 멀티모달 검색 이용률이 높아진 점도 전체 검색량 증가를 이끌었다.

[서울=뉴시스] 건강 주제 AI 브리핑 예시. (사진=네이버 제공) 2026.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AI '환각'이 불러온 반전…다시 빛나는 팩트체크의 가치

재미있는 점은 AI가 가짜 정보를 진짜처럼 꾸며내는 이른바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이 역설적으로 기존 검색 엔진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강, 금융, 공공처럼 오류가 치명적인 분야에서는 AI의 답변을 본 뒤에 공식 홈페이지나 뉴스를 다시 검색해 교차 검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따르면, 챗GPT 헬스는 응급 상황의 절반 이상(52%)을 제대로 분류하지 못했다.

이에 구글과 네이버는 재빠르게 '신뢰도'를 최우선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했다. 전문성 높은 콘텐츠나 정부 공식 도메인(.gov, .go.kr)을 검색 최상단에 배치하는 식이다. 최근 네이버가 행정안전부와 손잡고 내놓은 'AI 국민비서'나, 서울대병원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 에이전트 서비스도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호기심을 자극해 질문을 쏟아내게 만들면, 검색 엔진이 그 정보의 정확성을 깐깐하게 검증해 주는 선순환 파트너십이 만들어졌다"며 "정보가 넘쳐날수록 AI의 환각을 걸러내는 검색 기업의 신뢰 인프라 가치는 앞으로 더 높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행정안전부와 구축한 공공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전트 'AI 국민비서' 서비스. (사진=네이버 제공) 2026.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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