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 오르면 다행"…주유소 발길 이어져
정부 진화에도 시민들 "기름값 여전히 부담"
가격 방어선 환영…시민들 "정책 유지되길"
이날 오전 8시20분께 찾은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 ℓ(리터)당 각각 휘발유 1852원, 경유 1807원에 판매 중인 이곳에는 출근길 주유 손님이 꾸준히 들어섰다.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는 권의식(70) 씨는 "보통 1만원어치를 넣는데 예전보다 1000~2000원 정도 오른 것 같다"면서 "전쟁이 장기화돼 가격이 더 오를까 걱정이다. 정책을 계속 유지해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공공 셔틀버스에 주유하던 이모(65)씨도 "지금도 기름값이 많이 올랐지만 최고가격제를 안 했으면 더 올랐을 것 같다"며 "상한선 이상으로 더 올리진 않겠다는 생각에 뉴스를 보고 안심이 됐다. 앞으로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내리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강북구 수유동의 한 주유소는 더욱 북적였다. 이곳은 아직 재고가 남아 있어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가격인 ℓ당 휘발유 1799원, 경유 1789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주유소 관계자는 "재고가 남아 있어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며 "이 속도라면 주말이 지나면 물량이 소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수요가 급증했다. 그는 "어제는 도로 밖까지 차량이 줄을 서 있을 정도"라며 "기름값이 2000원대로 오른다는 얘기에 미리 넣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 같다"고 했다.
이날은 다소 진정됐지만 차량 유입은 꾸준히 이어졌다. 오전 9시 기준 주유기 8대가 모두 가동됐고, 인도에는 차량 1대가 대기 중이었다. 이후에도 주유기가 완전히 비는 경우 없이 차량이 들어찼다.
이 지역 주민 50대 남성 박모씨는 "아내가 빨리 가서 기름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보채 아침부터 주유하러 왔다"며 "바로 오르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ℓ당 200원만 올라도 몇만원이 금방 늘어난다. 생업으로 차를 쓰는 사람들은 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럭으로 페인트 배달 업무를 하는 김모씨는 고민이 더 깊다. 김씨는 "이틀에 한 번 주유하는데 부담이 크다. 영세업자들에게 200원 인상은 파급력이 엄청나다"면서 "다시 1600원대로 내려가야 살만할 것 같지만 상황이 오래 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한 중년 여성은 "가격 오르기 전에 만땅(가득) 채워야 한다"며 쌓아둔 정유사 포인트를 전부 소진하기도 했다.
주유소 관계자는 "경쟁하는 주유소가 많다 보니 가격을 얼마나 올려야 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주변이랑 비슷한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 2000원대로 오르면 사람들이 기름값을 올렸다고 많이 비난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시각 마포구의 주유소 역시 전날 오후부터 손님이 몰려 매출이 평소보다 15%가량 늘었다. 이곳은 ℓ당 휘발유 1838원, 경유 1818원에 판매 중이었고,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번갈아 들어오며 주유가 이어졌다.
30대 직장인 윤모씨는 "1차 최고가격제 때 실제로 가격 절감 효과를 체감했다"며 "2차 시행을 안 했으면 바로 2000원을 넘었을 텐데 정부가 끊기지 않고 시행해줘서 시민 입장에서는 부담이 완화되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기름값 상승 추세에는 갈수록 더 오른다는 생각에 한 번에 몰아 주유하는 손님들이 많아 매출이 늘어난다"며 "아직 재고가 있어 공급값 차이는 있지만 변화가 생기려면 2~3일은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요소수·엔진오일 등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감지됐다. 이 관계자는 "기름뿐만 아니라 요소수 등 석유 관련 제품 전체가 한 달째 불안한 상태"라며 "인근 주유소는 재고가 없어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jee0@newsis.com, create@newsis.com, victory@newsis.com, spic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