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종 라면으로 벽 세워…외국인 관광객 겨냥
K-푸드·K-뷰티 인기템 망라…이용 편의 고려해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편의점 업계들이 외국인 관광객 발길을 끌기 위해 특화 매장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명동에 이마트24가 라면으로 깃발을 꽂았다. 회색 톤 일색인 주변 건물 사이 라면 국물을 덮어쓴 듯, 주황색 외관을 뽐내는 이마트24 'K-푸드랩 명동점'이다.
18일 정식으로 문을 연 K-푸드랩은 명동역 1번 출구에 가깝고, 2번 출구에서 멀지 않았다. 한국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다이소 명동역점 바로 옆 건물로, 또 다른 성지가 될 채비를 마쳤다.
건물 정면 한쪽 벽면은 탱글탱글한 면발이 덮었다. 평일 낮 붐비는 다이소를 나온 한 외국인 관광객은 눈에 띄는 외관에 시선을 오래 두다가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1층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바나나맛 우유 진열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했다'고 매장의 성격을 말했다. '디저트랩 서울숲점'에 이어 선보이는 두 번째 특화 점포로 이마트24는 이곳에 인기 K-푸드를 끌어모았다. 2개 층, 총면적 129㎡(약 39평) 규모다.
1층 곳곳에서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푸드들을 만날 수 있다. 전면에 배치된 바나나맛 우유를 비롯해 비요뜨, 허니버터아몬드, 비초비, 맥심 커피믹스, 김부각 등이 진열대들을 차지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K콘텐츠도 1층 곳곳에 심었다. 방탄소년단(BTS) 인형부터 아이돌 응원봉, 지하철역명을 딴 마그넷 등이다. 건강기능식품, 뷰티 제품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들도 한편을 차지했다. 매장 전체를 흐르는 K-팝은 덤이다.
핵심은 2층이다. 이마트24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라면을 직접 맛보고 체험하고픈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170여종의 라면으로 벽을 세웠다. 명동에서 여러 편의점 브랜드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라면만 놓고 봤을 때 편의점 업계 최대 수준이다.
'라면 아카이브 월'이라 이름 붙은 2.8m의 벽은 성인 남성이 손을 뻗어도 끝에 닿지 못하는 높이인데, 거울을 이어 붙여 더 높아 보였다. 불닭볶음면, 너구리 등 인기 제품들은 눈높이에 위치했다. 한국식으로 직접 라면을 끓여 먹어보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수요를 반영해 기존 편의점과 달리 봉지 라면 비중을 70%까지 늘렸다고 한다.
라면이 만든 벽을 시계 방향으로 돌면 김치부터 스무디까지 구매하고 조리할 수 있게 '원웨이 동선'을 적용했다. 봉지라면 8개를 동시에 끓일 수 있는 조리대에서 끓여진 라면은 매장 중앙에 마련된 취식 테이블에서 맛 볼 수 있다. 외부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외국인 고객을 배려해 통상의 편의점들이 갖추는 1층 창가 취식 구조에 변화를 줬다고 한다.
영어·중국어·일본어로 'K라면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 편의에 신경을 썼다. 주 출입구 양옆에 무인 환전 키오스크와 택스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붐비는 동선을 고려해 옆문을 텄는데, 이를 나서면 다이소에 닿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이 실제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느낄 수 있는 불편 요소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점포 콘셉트부터 공간 구성, 상품 진열까지 외국인 고객의 관점에서 설계한 점포"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편의점 문화와 K-푸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fk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