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투자, 3년 만에 반등…한국, 전년비 64%↑

기사등록 2026/03/16 11:25:53 최종수정 2026/03/16 12:26:24

삼정KPMG '글로벌 핀테크 투자 동향' 보고서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글로벌 핀테크 투자액이 3년 만에 반등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자산 분야가 투자 회복을 이끌며 금융과 기술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삼정KPMG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핀테크 투자 동향과 2026년 상반기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투자 규모는 1160억 달러로, 전년(955억 달러) 대비 증가했다. 다만 거래건수는 4719건으로, 전년(5533건)에 비해 크게 줄며 8년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이 대형·선별적 투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디지털 자산 투자 규모는 191억 달러로, 전년(112억 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규제 명확성이 높아지고 시장 안정성이 개선되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통과를 비롯해 주요국이 디지털 자산 규제를 정비하면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등 새로운 금융 인프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삼정KPMG는 "지난해는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핀테크 핵심 투자 분야로 재부상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AI 기반 핀테크 기업들도 168억 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프로세스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에 기여하는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AI·데이터·자동화 기술을 중심으로 한 혁신 기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급결제 분야 투자 규모는 192억 달러로, 전년(204억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고위험 초기 단계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결제 모델보다 기업 간 거래(B2B) 인프라·실시간 결제 등 검증된 사업 모델에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대형 투자와 전략적 거래도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B2B 핀테크 솔루션과 디지털 자산 기업 중심의 전략적 M&A가 활발했고, 하반기에는 자본시장 인프라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국 레볼루트가 30억 달러 규모 벤처투자를 유치했고, 이스라엘 보험 SaaS 기업 사피엔스 인터내셔널 인수 거래는 25억 달러 규모로 성사됐다.

이 밖에 폴리마켓, 칼시 등 예측시장 플랫폼이 '정보 시장'으로 재평가되며 각각 20억 달러와 10억 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기업 재무관리 솔루션 지트레저리, 펀드 거래 네트워크 칼라스톤, 클라우드 거래 플랫폼 트레이딩테크놀로지스 등 금융 인프라 기업들도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엑시트 시장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엑시트 규모는 1044억 달러(486건)로, 2021년과 2020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컸다. 특히 벤처캐피탈(VC) 기반 엑시트가 797억 달러로 증가하며 지난 2~3년간 침체됐던 투자 회수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삼정KPMG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을 중심으로 IPO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미주 지역이 665억 달러로 글로벌 투자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은 292억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93억 달러로 전년 117억 달러 대비 감소하며 투자 위축이 나타났다. 인도는 35억 달러로 지역의 주요 성장축 역할을 했지만 중국·호주·일본은 중소형 거래 중심의 제한적인 투자 활동에 머물렀다. 특히 아시아 지역 사모펀드 투자 규모는 연간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영국이 각각 566억 달러, 109억 달러의 투자 규모를 기록하며 글로벌 핀테크 투자 1·2위 국가 지위를 공고히 했다.

반면 중국의 투자 규모는 88억 달러로 급감하며 글로벌 비중이 0.8% 수준으로 축소됐다. 한국의 핀테크 투자 규모는 2025년 4억 달러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김세호 삼정KPMG 핀테크 산업 담당 전무는 "지정학적 갈등과 경기 둔화 가능성, AI 버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2026년에는 AI와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핀테크 투자 회복 가능성이 높다"며 "AI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프로세스의 이해가 병행돼야 하며, AI 도입의 궁극적 목표는 비용 증가 없이 스케일업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UAE 등 주요 국가들이 디지털 자산과 핀테크 허브 구축을 위해 인재, 스타트업, 투자 유치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 핀테크 생태계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과 정부 차원의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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