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폭 34㎞ 해협 전함투입 주저"
5~10척씩 호위시 수개월 소요될 듯
해병상륙 및 지상군 침투 필요 관측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 작전 준비를 본격화한 가운데, 항행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란 남부에서 대규모 지상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호위 작전이 '곧 시작될 것'이라면서 타국에도 참여를 요청했으나, 해군은 최소 폭이 불과 21마일(약 34㎞)인 해협에 전함을 투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일단 유조선 1척당 전함 2척을 붙일 경우 5~10척 규모 선단 호위 작전에 최소 12척의 전함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MQ-9 리퍼 공격드론 최소 12기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회하면서 이란 미사일·드론 발사대를 파괴하는 공중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용 전력을 최대한 투입한다고 해도 이란 공격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한 번에 최대 5~10척을 빼내는 방식으로는 현재 역내 적체된 상선 600여척 해소에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전함과 MQ-9 드론을 유조선 호위용으로 차출할 경우 미군의 대(對)이란 공격·미사일방어 전력에 빈틈이 생겨난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정상적으로 재개하기 위해서는 이란 남부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이란 남부 해안지역 일부를 급습하거나 점령하면 이란군이 해협 통과 선박을 공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이 경우 병력 수천명과 수개월간의 작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지상전을 감행할 경우, 일단 해병대를 필두로 한 미군 정예 병력이 남부 해안가에 상륙해 드론·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하는 작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일본에 배치돼 있던 제31해병원정대와 상륙강습함 USS 트리폴리 등 상륙 전력을 중동으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이란은 해안가에 병력을 증파해 상륙 미군 격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WSJ은 복수의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미군이) 지역 통제권을 유지하려면 결국 (지상군) 침투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대칭 전쟁에 특화된 정예 병력인 쿠드스군 등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전력의 해안가 탈환 공세를 해·공군 원거리 공습만으로는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WSJ은 그러면서 "항로 안전을 확보하려면 미군이 이란에 몇 달 이상 주둔해야 할 수도 있다"며 미국이 이란 남부 통제권을 장기간 유지해야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할 경우, 미군이 이란 남부 해안가 일대를 장악한다고 해도 이란이 내륙 후방에서 해협을 공격할 가능성까지 차단할 수는 없다.
결국 해협 항행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란 정권이 페르시아만 선박 공격을 멈춘다는 확실한 정치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WSJ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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