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몰빵' 전략은 이제 걸림돌…상생협력, 시혜 아닌 생존 전략"(종합)

기사등록 2026/03/10 16:13:43 최종수정 2026/03/10 16:40:09

대·중소기업 상생 실천 기업인 간담회 "상생협력 생존 전략"

한화오션 원하청 동일 성과금 지급에 "모범사례 확산시켜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1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조재완 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며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업계 최초로 협력업체에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한 한화오션을 직접 거명하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은 시혜가 아닌 투자"라며 "더 심하게 얘기하면 생존 전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 코스피 5000 돌파, 경제성장률 2%대 회복 등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중소기업, 지방, 노동 부문, 특히 청년 등에게는 아직 여전히 딴 세상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한쪽만 급격하게 성장하고 다른 쪽은 침체되는 'K자형 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복의 온기와 결실이 골고루 퍼지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을 호랑이에 비유하며 "호랑이만 남아서야 결국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며 "호랑이도 풀밭이 있어야 생존한다는 게 자연의 이치"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토끼, 너른 풀밭이 있는 생태계가 뒷받침돼야 지속적인 성장 발전도 가능하고 우리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때 과거에는 속된 말로 하면 '몰빵'이라고 할까, 자원과 기회를 특정 부문에 집중해서 편중해서 소위 낙수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 매우 유효했던 때가 있었다"면서도 "이젠 이런 전략이 성장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도 (산업) 생태계가 망가지면 어려워진다"며 "착취형 수직 구조에서 상생형 수평 구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공존하고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생 협력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건 더 멀리 더 오래 더 높이 날기 위한 영리한 생존 전략"이라고 했다.

또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하지 않으면 투자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 돼가고 있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돌이켰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10. bjko@newsis.com


이날 간담회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우수 실천 기업을 격려하고 모범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화오션, 삼성전자, SK수펙스추구협의회, 현대자동차, LG전자, 네이버, CJ ENM, 신한금융, 풀무원 등 10개 대기업과 이들과 협력하는 10개 중소기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업계 최초로 원하청 근로자의 성과급을 400%로 동일 지급한 한화오션 사례를 들며 "대·중소기업 임금의 이중 구조 개선을 위한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며 "감사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한화오션 사례와 같은 상생 문화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플랫폼이나 방산, 금융 등 산업 구석구석에 상생 협력의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그룹 중에서는 동반성장위원장을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에 별도의 발언 기회를 줬다. 이 대통령은 "평소에 뵙고 싶었는데 만나게 돼 반갑다"며 "최고의 전문가시니 말씀을 한번 듣고 싶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이 대통령을 오늘 처음 뵙는다. 영광스럽다"며 "작년 12월17일 동반 성장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 성장의 토대를 단단히 할 계획이라고 약속하셨는데 오늘 그 약속을 지키려고 동반 성장을 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하고 우수 사례를 소개한 것 같다"고 반겼다.

이날 행사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일에 개최돼 더 주목받았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이 강화되는 등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범위는 넓어지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는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는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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