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조각가' 최바오로 항소심 1년 넘게 '공전'

기사등록 2026/03/09 16:25:00

박우량 전 군수 3차례 소환 불응…결론 못 내

최 씨 "자고 나면 교수·작가 돼 있어…경력 와전"

[신안=뉴시스] 신안군 하의도 '천사상 미술관'의 소망의 거리. 2019.06.11.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허위 경력을 내세워 지자체로부터 거액의 작품비를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각가의 항소심이 핵심 증인의 잇따른 불출석으로 장기 공전을 겪고 있다.

대구고법 형사1-3부(고법판사 송민화)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바오로(72·본명 최영철)씨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공판은 법관 정기 인사에 따른 재판부 변경으로 공판 갱신 절차가 진행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박우량 전 신안군수는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 전 신안군수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이날까지 총 세 차례나 불응했다. 불출석이 반복되며 재판은 지연되고 있다. 항소심은 1년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위 경력이 신안군과의 계약 체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은 박 전 군수의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심의위원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의 학력과 경력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작품 구매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심의위원회 위원들 모두에 대해 증인 신문을 먼저 진행한 후 차후에 박 전 군수에 대한 증인 신문 여부를 밝히겠다"며 기망 행위와 편취 사이의 인과관계를 강조했다.

최 씨는 이날 직접 발언권을 얻어 "누군가를 속일 의도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대학 교수가 되고 세계적인 조각가가 됐다는 식으로 경력이 부풀려졌다"며 "나는 독학으로 조각을 배운 사람일 뿐이며 주변에서 나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경력이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 의견을 수용해 당시 심의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추가 증인 채택 여부는 검찰 신청서를 검토해 다음 기일에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최씨는 "세계적인 조각가로 조각 작품을 기증하겠다"며 속여 청도군을 상대로 조형물 20점 작품비로 2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천사 조각상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로부터 2018년 12월27일 작품 88점의 대금 명목으로 4억9900만원을 교부받는 등 모두 18억6870만원을 교부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파리대학 명예 종신교수, 로만 카톨릭 예술원 정회원 등 화려한 가짜 경력을 내세워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과거 상습사기죄 등으로 수차례 복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은 청도군 관련 사기 혐의를 인정해 최 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다만 신안군 관련 사기 사건에 대해서는 "기망 행위와 편취액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속행 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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