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무장대원도 움직이지 않아…아무도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아"
"우리 머리 위 하늘 청소 되지 않으면 못 움직여…그렇지 않으면 자살행위"
"美·이스라엘, 자국 이익 위해 전쟁…하지만 우리가 이란 진입하는 데 도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라크 북부에 망명 중인 이란계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들은 쿠르드 전투원들이 이라크 국경을 통해 이란으로 진격했다는 미국과 이스라엘 보도를 부인했다.
한 유력 단체 간부는 이란을 공격할 계획이 있지만 그 시점은 미국이 이란 재래식 전력은 물론 미사일·무인 항공기(드론) 전력을 무력화하는 등 먼저 길을 터준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단체 간부는 쿠르드족 새해 축제인 노루즈가 시작되는 오는 21일 이전에는 이란에 도착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나 야즈단파나 쿠르디스탄자유당(PAK)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BBC에 "우리는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지난 47년 동안 이 순간을 준비해 왔다"면서도 "단 한 명의 '페슈메르가(무장대원)'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PAK는 주요 이란계 분리주의 단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아즈단파나 대변인은 지난달말 결성된 분리주의 단체 연합이 정치·군사적으로 소속 단체들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아무도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우리 형제들이 움직일 계획이라면 우리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PAK와 이란쿠르디스탄민주당(KDPI), 이란쿠르디스탄코말라당 등 이란계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들은 지난달 22일 이른바 '이란 쿠르디스탄 정치세력 연합'을 결성했다.
아즈단파나 대변인은 "전투원들이 이번주에 진격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먼저 미국이 길을 열어(pave the way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머리 위 하늘이 청소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 정권의 무기고도 파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진격은) 자살 행위나 다름 없을 것"이라며 "이란 정권은 매우 잔인하지만 우리가 가진 가장 진보된 무기는 칼라시니코프 (소총)뿐"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 쿠르드 전투원을 보호하기 위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수없이 요청해 왔다"며 "그것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도 바로 나였다"고 말했다.
이란계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의 진격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커지면서 이들을 향한 이란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 PAK 기지가 파괴되고 전투원 1명이 사망한 현장을 목격했고 일부 단체들은 공격을 피해 기지를 비우고 이동했다고도 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정규군을 통합 지휘하는 '카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사령부)'는 전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우리는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혁명에 반대하는 쿠르드 단체 본부를 미사일 3발로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BBC는 이란 정권과 전투에 합류하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수반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엇을 대가로 제안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도 했다.
무스타파 몰루디 KDPI 부총재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우리의 희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그들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기지를 타격하는 건 우리에게 유리하다. 우리가 내부로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쿠르드족의 새해 축제인 노루즈가 시작되는 21일 전에는 이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압둘라 모흐타디 이란쿠르디스탄코말라당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란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조직된 집단"이라며 "이 기회를 헛되이 날려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쿠르드족 출신 현지 기자는 쿠르드족 병력과 관련해 "이미 내부에 있는 세력을 포함해 수천명에 달할 수도 있다"며 "그들은 이란의 변화에 참여해 미래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 역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계속해서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이란계 쿠르드족은 미국의 약속이 있든 없든 행동할 때라고 말한다고 BBC는 전했다.
이란 국경과 가까운 술라이마니야시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고향을 볼 수 있다는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우리는 이란 정권을 '사형집행인 이슬람 정권'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그들을 너무나 증오한다. 그들은 너무나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라크에 망명 중인 이란계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의 이란 진격 가능성은 이라크가 전쟁에 휘말릴 수있다는 이라크 정부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이라크 영토에서 테러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 이란 국경을 침입하거나 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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