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년 문명 지킬 것"…장기전 불사 선언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전 국회의장) 알리 라리자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망상적 환상"에 빠져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제기된 미·이란 간 물밑 협상설도 전면 부인하며 장기전 불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리자니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는 망상적 환상으로 지역을 혼란에 빠뜨렸고, 이제는 더 많은 미군 사상자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란은 미국과 달리 장기전에 대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은 이번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고, 우리 군은 방어 목적 외에 어떠한 공격에도 가담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6000년 역사의 문명을 지켜낼 것이며, 적들이 오판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리자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해치는 전쟁에 뛰어들어 이스라엘의 전략적 목표에 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대문자 표현 방식을 흉내 내며 "TRUMP HAS BETRAYED 'AMERICA FIRST' TO ADOPT 'ISRAEL FIRST'(트럼프는 '미국 우선'을 배신하고 '이스라엘 우선'을 택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네타냐후의 정당성 없는 팽창주의적 야망을 위해 미국의 재정과 피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리자니는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혁명수비대 사령관과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이스라엘 핵심 표적이었으나 생존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월 그는 정부 반대 시위 강경 진압과 관련해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최근까지 이어졌던 미·이란 핵 협상을 총괄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공습으로 협상은 중단됐다.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내 군 기지와 무기 시설 등 2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란은 이스라엘과 걸프 아랍 국가, 이라크, 키프로스, 전략적 수로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세로 대응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타협에 나설 수 있는 실용주의자로 평가됐던 라리자니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의 협상 재개 관련 보도를 반박하며 "우리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적 사고"가 중동 전역을 불필요한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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