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대신 테니스복…SNS '자기관리 인증'이 바꾼 여행 트렌드
[서울=뉴시스]문준호 인턴 기자 =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휴식 대신 강도 높은 운동을 즐기는 이른바 '스포츠케이션(Sportcation)'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인들의 로맨틱한 휴양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발리는 이제 '밀리터리 스타일'의 테니스 부트캠프로 변모하며 운동에 열광하는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신체적 건강과 레저를 결합한 '스포츠케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해변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대신 다이빙, 스카이다이빙, 스키, 사이클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여행의 핵심 목적으로 삼는다.
실제로 18세 청년 이치엔은 지난해 국경절 연휴 기간 발리에서 열린 6박 7일 일정의 테니스 부트캠프에 참가했다. 그가 항공료와 캠프 비용으로 지불한 금액은 2만위안(한화 약 380만원)에 달했다.
이 캠프의 일정은 '지옥 훈련'을 방불케 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프로 코치의 지도 아래 집중적인 테니스 훈련이 진행되며, 오후 시간에만 현지 관광과 마사지 등 휴식이 허용된다. 저녁에는 체력이 남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경기가 열리기도 한다.
이 같은 열풍의 배경에는 중국 내 폭발적인 테니스 인구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36kr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테니스 인구는 약 2519만 명으로 2021년 대비 28% 급증했다. 테니스 코트 수 역시 2025년 기준 4만7000개를 넘어서며 2020년 대비 약 40% 증가했다.
테니스 캠프 운영자 로하스는 "과거에는 80년대생이 주요 고객이었으나 최근에는 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며 "발리뿐만 아니라 서핑, 요가, 크로스핏 등 다양한 종목과 결합한 스포츠케이션 상품이 매월 완판될 정도로 인기"라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과, 자신의 자기관리 모습을 SNS에 공유하려는 MZ세대의 욕구가 여행 문화와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진다. SCMP는 "휴가 가서 운동하는 것은 대단한 자기 절제와 용기가 필요한 일", "단순 관광보다 훨씬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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