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분산 올림픽' 17일 열전 마치고 폐막…"4년 뒤 다시 만나요"(종합)[2026 동계올림픽]

기사등록 2026/02/23 07:17:02

밀라노서 160㎞ 떨어진 베로나 아레나서 폐회식 개최

한국 선수단 공동 기수에 쇼트트랙 최민정·황대헌

원윤종 IOC 신임 선수위원, 단상 위 올라 소개 받아

'금3·은4·동3' 한국, 종합 13위…'불모지' 스노보드 선전

2030년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서 재회 약속

[베로나=AP/뉴시스] 2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의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26.02.23.
[서울=뉴시스]안경남 문채현 기자 =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17일간 열전을 마치고 23일 폐회식을 통해 막을 내렸다.

8개 종목, 16개 세부 종목에 총 166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 92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2900여 명의 선수단은 2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4년 뒤 열릴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을 기약하며 작별했다.

20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이번 동계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단일 올림픽 명칭에 두 곳의 지명이 들어갔다.

개최지의 양대 축인 이탈리아 북부의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는 약 400㎞ 떨어졌고, 경기장을 배치한 큰 클러스터만 4곳이었다.

또 선수촌은 6곳에 차려졌고, 밀라노에서 160㎞ 떨어진 베로나에선 경기 없이 폐회식만 열린다.

개회식도 각 개최지에서 선수 입장이 동시에 진행됐고, 성화대는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 모두 마련돼 사상 처음으로 두 곳에서 동시에 불을 밝혔다.

[베로나=AP/뉴시스]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 2026.02.22.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신규 시설 건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곳에서 분산돼 치러진 것인데, 이에 따라 지구촌 최대 얼음 축제의 분위기가 과거보다 덜했단 지적도 있다.

일부 경기장은 개막 직전까지 완공되지 않아 우려를 낳았고, 노로바이러스와 산악 지역 폭설 등으로 경기 일정이 자주 지연되기도 했다.

올림픽 메달도 허술하게 제작돼 리본이 분리되거나 메달 자체가 파손되는 등 '불량 메달'이 속출했다.

정치적인 이슈도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국 내 작전 중 시민에게 총격을 가해 파문을 일으킨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대회 기간 이탈리아 안보 당국을 지원할 거란 소식이 전해져 도심에서 시위가 펼쳐졌다.

[베로나=AP/뉴시스]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 2026.02.22.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 사망한 동포들의 얼굴이 새겨진 헬멧을 연습 주행에 착용했다가,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제재로 실격됐다.

어수선한 상황에도 선수 71명 등 130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한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해 종합 순위 13위에 올랐다.

목표였던 톱10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4년 전 베이징 대회(금2·은5·동2)보다 전체 메달 수는 늘었다.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이 제 몫을 해줬고, 불모지였던 스노보드가 선전한 결과다.

김길리는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선배 최민정(이상 성남시청)의 개인 종목 첫 3연패를 막고, 3000m 계주에서 8년 만에 우승을 합작해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2관왕에 등극했다.

[베로나=AP/뉴시스]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 2026.02.22.
2008년생 고교생 스노보더 최가온(세화여고)은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부상 여파로 두 차례 넘어지고도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 박수를 받았다.

한국 첫 메달 주인공인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하이원)은 4번째 올림픽에서 웃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또 쇼트트랙 남자 1000m 동메달 임종언(고양시청),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동메달 유승은(성복고) 등 10대 선수들의 활약은 미래를 더 기대하게 했다.

다만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24년 만에 노메달에 그친 스피드스케이팅은 숙제를 남겼다.

스포츠 외교적 성과도 있었다. 봅슬레이 전설 원윤종은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1위에 오르며 8년 임기의 선수위원으로 뽑혔다.

[베로나=AP/뉴시스] 2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의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26.02.23.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IOC의 각종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집행위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폐회식은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대표작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문을 열었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에 맞춰 과거 베로나 아레나에서 열린 오페라의 재연 모습이 오프닝 영상으로 소개했다.

이어 리골레토, 아이다, 피가로의 결혼, 나비부인 등 오페라 주인공들이 폐회식 무대로 나와 공연을 펼쳤다.

이들 중 일부는 베로나 아레나 밖 광장으로 나가며 공연이 마무리됐다.

[베로나=AP/뉴시스]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 2026.02.22.
이후 이탈리아 국기가 게양되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이 입장해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성화대에서 불을 밝혔던 성화는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던 전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들에 의해 베로나 아레나에 도착했다.

유리병에 담긴 성화 불씨는 오륜 모양의 구조물로 옮겨져 경기장을 환하게 밝혔다.

각국 선수단의 입장이 진행됐고, 쇼트트랙 최민정과 황대헌(강원도청)이 공동 기수를 맡은 대한민국 선수단도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단 환영 공연이 끝난 뒤에는 남녀 크로스컨트리 50㎞ 매스스타트 시상식이 열렸다.

[베로나=AP/뉴시스]폐회식에서 연설하는 코번트리 IOC 위원장. 2026.02.22.
남자부는 6관왕을 달성한 요한네스 회스플로트 클레보(노르웨이)가, 여자부는 스웨덴의 엡바 안데르손이 폐회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영상과 프로그램이 이어진 뒤 대회 기간 뽑힌 IOC 두 명의 신임 선수위원이 소개됐다.

11명의 후보 중 선수 위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원윤종과 함께 2위로 당선된 에스토니아 바이애슬론 선수 요한나 탈리해름이 단상에 섰다.

폐회식은 오페라 나비부인의 주제가로 분위기가 더 고조됐다.

올림픽기는 차기 개최지인 프랑스 알프스에 건네졌고, 프랑스 국기가 게양되면서 4년 뒤를 기약했다.

[밀라노=AP/뉴시스] 이탈리아 밀라노 '평화의 아치'(아르코 델라 파체·Arco della Pace)를 빛내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성화가 23일(한국 시간) 대회 폐회 선언과 동시에 불꽃을 꺼트렸다. 2026.02.23.
또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공연과 소개 영상이 이어졌다.

프랑스가 동계 올림픽을 여는 건 1924년 샤모니, 1968년 그르노블, 1992년 알베르빌에 이어 4번째다.

조반니 말라고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코번트리 IOC 위원장의 폐회식 연설이 끝나고, 두 개최지를 밝혔던 두 개의 성화가 꺼지면서 대회는 종료됐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여러분은 서로 경쟁하면서 존중하고, 우정어린 모습을 보여줬다. 이게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라며 "올림픽이 모두를 위한 무대임을 보여줬다. 스포츠를 통해 하나 되는 공간임을 보여줬다. 이번 올림픽을 마법 같은 순간으로 만들어줬다"며 4년 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암전된 경기장엔 오페라 리골레토가 등장해 다시 빛을 비췄고, 피날레 공연을 끝으로 폐회식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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