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공공의료 분야 15년 의무 복무
지역신설의대, 졸업 후 10년간 지역 근무
[서울=뉴시스] 구무서 정유선 기자 =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는 가운데 공공의대와 신설의대 역시 향후 갈등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11일 보건복지부의 의대 증원 계획을 보면 2027학년도 490명을 시작으로 2028~2029년 613명, 2030~2031년 813명 등 5년간 3342명의 정원을 늘린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한 후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의 결정을 마주하며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보건의료 정책 심의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의결된 만큼 이번 의대 증원은 절차적으로 큰 산은 넘은 셈이다.
다만 신설을 추진하는 공공의대(공공의료사관학교)와 지역의대신설 등은 변수로 남아있다.
정부는 이르면 2030년부터 공공의대와 신설의대 등을 통해 2034년부터 2037년까지 600명의 의사인력이 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의대는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 형태로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보면 입학생은 국립중앙의료원이나 국립재활원, 국립 정신·결핵병원, 소방, 경찰, 보훈, 교정, 감염병 대응, 법의학, 보건의료 정책, 국제 보건 등 공공의료 분야에서 15년간 의무 복무한다.
복지부 역시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올 상반기 중 공공의대 부지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공공의대 같은 경우는 복지부 소관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되고 하면서 준비하고 한다면 2030년 기준으로 맞추는 건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신설의대는 의대가 없는 지역에 6년제 의대를 새로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추진 중이다.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 의무 복무하게 된다. 전국에서 지역 내 의대가 없는 곳은 전라남도가 유일한데, 현재 목포대와 순천대가 의대 신설을 목표로 통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의 경우 정부가 제시한 2030년보다 빠른 2028년 개교를 요청했다. 지역 의료 취약성을 고려하면 개교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에서는 공공의대와 의대신설에 부정적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정례브리핑에서 "15년간의 의무복무를 강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의사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는데 전문의 수련 기간과 군 복무 등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까지 국가가 지정한 지역과 기관에서 강제 근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재원을 새로운 학교 설립에 투입하는 것보다, 기존 공공의료기관의 처우 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의 의대 신설은 교수 확보, 교육병원의 질적 담보 등의 이유로 부적절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이 논의를 거듭하면서 축소된 만큼 600명 규모의 공공의대 등의 신설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주 한국중증환자연합회 대표는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 입장을 많이 반영해오면서 숫자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공공의대를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숫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연 전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공공의대를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의시 집단에 대한 도전에 반발 차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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