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8일 NYT와 인터뷰
"잠재의식 세계를 글로 옮긴다"
"난 예술가 아냐…평범한 사람"
올 여름, 새 소설 출간…"일종의 부활"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일본의 대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77)가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소설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소설을 쓰는 건 정말 멋진 일이고, 마치 저 자신을 탐구하는 것 같기 때문에 더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도 탐구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루키는 1979년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등단해 47년간 약 40여 편의 작품을 펴냈다. 그는 자신의 잠재의식을 탐구하는 것이 곧 소설로 이어진다고 했다.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마다 잠재의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세계로 들어간다"며 "그 세계에서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죠. 저는 그곳에서 수많은 것들을 보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그것을 글로 옮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계획형 집필보다 즉흥적으로 글을 쓴다고 전했다. 그는 창작과정에 대해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고 글을 쓴다"며 "글을 쓰는 동안 이상한 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루키는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자로 거론된다. 수상자 발표 기간이 찾아오면 그의 에이전트인 아만다 어반은 수십통의 전화를 받고, 이에 대해 "이제는 그저 웃어넘긴다"고 말했다. 이어 어반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상의 영향력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하루키는 이미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렇지만 자신이 뛰어난 작가인 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일본 문학을 세계 주류로 끌어올린 그였지만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하루키는 "저 자신이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키는 이날 무엇보다 오늘날까지 집필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배경에는 아내의 공(功)이 컸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인터뷰에서 최근 병세가 악화하고 극복한 순간에 대해서 공유했다. 그는 지난해 한 달간 입원했고, 체중이 18㎏ 감량됐다. 러닝이 취미인 그에게 병세 악화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한 때는 집필 욕구가 사라질 정도로 아팠지만, 회복 후 글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생겨 안도했다.
하루키는 "일종의 부활과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집필을 이어온 그는 올 여름 일본에서 새 소설을 출간할 예정이다. 소설 속 화자가 대부분 남성인 그가 이번에는 젊은 여성을 앞세운다. 줄거리를 묻는 질문에는 "비밀"이라고 했지만 "이야기 중심은 아동 도서 삽화가 '카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루키는 오는 가을, 미국에 아버지와의 추억을 담은 에세이 '고양이를 버리다'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