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사학자 이태호 명지대학교 석좌교수가 조선시대 회화사의 흐름을 다시 검토하는 신간 '조선 회화의 새로운 마스터피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2008년 이후 발표해 온 연구 가운데, 기존 통설을 보완하거나 수정하게 만드는 결정적 신자료 10건을 엄선해 엮은 것이다.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단순한 추가 사례가 아니라, 조선 회화사의 시기 설정과 작가 인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핵심 근거들이다. 겸재 정선, 표암 강세황, 단원 김홍도 등 조선 후기 거장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동안 잘못 알려졌거나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회화와 초상, 화첩들이 포함됐다.
책에는 강세황의 '두운지정화첩(逗雲池亭畵帖)'에 대한 상세한 분석도 담겼다. 이 화첩은 2024년 대중에 처음 공개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신자료로, 연녹색 비단 표지에 행서체로 ‘두운첩(逗雲帖)’이라 적혀 있다. 크기는 30.5×32.5cm이며, 첫 면에는 예서체로 쓴 화첩 제목이 등장한다.
이후 부채 그림 10점이 이어지는데, 모두 합죽선 종이에 쓰고 그린 작품으로 실제 사용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강세황의 집 두운지정과 주변 풍광을 담은 진경산수화 4점과 대나무·꽃·괴석을 그린 그림 5점으로 구성됐다.
문헌 기록에 따르면 이들 작품은 정조 8년인 1784년 3월 제작됐으며, 갑진년인 2024년에 24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화첩에는 강세황의 장남 강인이 1788년 가을에 그린 ‘총석정도’도 함께 수록됐다.
이 책은 작품을 단순한 명작이나 양식사적 사례로 다루지 않는다. 사찰과 사대부 가문, 개인 소장품, 해외 유출작 등 다양한 경로로 모습을 드러낸 작품들을 전시 기록, 옥션 자료, 문헌 사료와 교차 검토하며 그 의미를 해석한다. 이를 통해 조선 회화는 박물관 속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새롭게 발견되고 재해석되는 ‘현재진행형의 역사’로 제시된다.
특히 산수화 연구에서 저자는 50여 년에 걸친 현장 답사를 바탕으로 한 연구 방법론을 지속해 왔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산과 강, 누정의 위치를 직접 찾아가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작품과 대조함으로써 화면 구성 원리와 화가의 시점을 실증적으로 검증해온 것이다. 이러한 현장 기반 연구는 조선 산수화가 관념적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공간과 경험에서 출발한 회화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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