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부장 “군사 개입, ‘정글의 법칙’으로의 퇴보” 美 견제
中, 시위 기간 통신 차단 도움설…2월 중순 러·중 함께 해상 훈련
“中, 이란 부패 정권 보호에 신중…방어 의지 과대평가 안돼”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핵개발 포기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유혈 시위 진압 이후 군사력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핵협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으나 미국의 항모 전단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어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충돌할 경우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란을 지원하고 나설 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독일 공영 언론 도이치벨레(DW)은 1일 중-이란간 연대에 너무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보도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난해 군사적으로 충돌할 때 파키스탄에 첨단 전투기를 제공한 것과 같은 군사적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DW는 지난해 12월 말 이후 한 달 가량 지속된 이란의 시위 기간 중국은 이란 당국의 전국적인 통신 차단을 시행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달 15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중국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목적 준수를 일관되게 옹호하고 국제 관계에서 무력 사용이나 위협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타국에 자국의 의지를 강요하는 것과 ‘정글의 법칙’으로의 퇴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유혈 시위 진압을 계속할 경우 이란 국민을 구하기 위해 군사적 개입을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란은 이어 지난달 31일 “2월 중순 인도양 북부에서 중국, 러시아와 공동 해군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W는 이같은 발표에 이어 중국이 이란에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주장들이 급증해 미국과 군사 충돌시 중국 정부가 개입할지 관심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 이후 양국은 외부 위협에 대한 정보 공유와 조정을 강화하기 위한 안보 협력을 확대한 것도 양국간 군사 협력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베를린 국제전략연구소(SWP) 중동 안보 분석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중국의 이란 정부 방어 의지를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지지는 “중국은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이후에도 이란을 강력히 수호하는 세력으로 부상하지 못했으며 미국의 군사 개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와 파키스탄간 카슈미르 충돌 당시 중국이 파키스탄에 첨단 전투기 등 실질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지원이 이란에 제공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란에 대한 지원은 이란 정권의 생존 보장보다 미국의 일방적 행동에 반대하는 것이 더 큰 목표라고 아지지는 말했다.
아지지는 “이란 내 반복된 불안과 광범위한 부패는 중국 내에서도 현 지도부 하의 이란이 투자에 고위험 환경이라는 인식을 강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란에 대한 이같은 신중함은 양국간의 교역 규모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아시아 하우스에 따르면 2024년 중국과 걸프협력회의 6개국과의 교역은 2570억 달러였다. 이에 비해 중국과 이란은 140억 달러 미만에 그쳤다.
아지지는 “중국은 광범위한 경제 및 에너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의 안정을 원하지만, 이란 정부를 직접 방어하는 데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란과 중국의 파트너십은 ‘격변의 축’(Axis of Upheaval)’의 일부로 묘사된다.
이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간의 전략적, 군사적, 경제적 연합을 가리키는 것으로 때때로 CRINK로 줄여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러한 관점에서 축의 이루고 있는 이란을 약화시키는 것이 중국의 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란을 압박하는 것이 중국에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아지지는 보고 있다.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한 것으로 이란과 미국 모두에게 오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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