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월 양산"…SK "단기간 추월 어렵다"
양사, 본격 대량 공급 놓고 '박빙 승부'
"초반 빅테크 공급망 선점 여부 관건"
"안정적 수율 유지, 또 다른 변수"
"우리는 이미 양산 중. 고객 신뢰는 단기간에 추월할 수 없다."(SK하이닉스)
올해 시장이 개화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산 레이스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 등 빅테크향 HBM4의 대량 양산 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2월부터 HBM4 물량의 양산 출하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샘플 공급 이후 재설계 없이 순조롭게 고객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현재 퀄 테스트(품질검증)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며 "2월부터 최상위 제품인 11.7Gbps 제품을 포함한 HBM4 물량의 양산 출하가 예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엔비디아에 대해 HBM4 샘플을 유상 공급했으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공급망에 본격 진입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에 힘입어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4의 고객 요청 물량을 양산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일부 경쟁사의 진입은 예상되나, 성능과 양산성 그리고 품질을 기반으로 한 당사의 리더십 및 주도적 공급사 지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동안 쌓아온 양산 경험과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는 단기간 추월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전했다. HBM4에서 공세에 나선 삼성전자를 견제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당초 전작인 5세대 'HBM3E'에서는 빅테크향 제품의 양산 시기 격차가 수 개월 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HBM4 시장에서 개발 및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양사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초반 물량 선점 여부를 이번 HBM4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누가 먼저 엔비디아에 본격 대량 공급을 시작할 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첫 납품 업체가 엔비디아 차세대 칩 '루빈'에 들어가는 HBM의 레퍼런스(기준)이 될 수 있다.
AI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엔비디아에 안정적인 공급을 하게 되면 다른 빅테크들이 해당 메모리사의 HBM4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앞서 SK하이닉스는 HBM3E를 엔비디아에 선제적으로 공급하면서 HBM 시장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현재로서는 양사 모두 양산 초기 단계인 만큼, 빅테크 공급망을 누가 먼저 선점할 지는 명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검증된 공정을 활용한 안정성을 앞세워 초반 물량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고객사에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리 속도가 높은 제품은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진다.
다만 HBM4는 전력 효율, 고적층 구조 안정성, 발열 제어 등을 모두 잡아야 하는 등 워낙 고난도 제품이라 초반 대량 양산에 우위에 올라도 안정적인 수율(양품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먼저 안정적 양산 공급 체제를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상반기 중 어느 업체가 HBM4 주도권을 쥘 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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