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양곡 가공용 쌀 공급물량 34만→40만t 확대
벼 매입자금 지원 산지유통업체 의무매입물량 완화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가 올해 쌀 공급 과잉 규모를 재산정한 결과 9만t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당초 예고했던 시장격리 10만t 추진을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가공용 쌀 공급을 확대하고 정부 벼 매입자금 운용 기준을 완화하는 등 쌀값 상승 압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수급 안정 대책을 조정했다.
농식품부는 23일 김종구 차관 주재로 올해 첫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2025년산 쌀 수급 동향을 점검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쌀 수급 안정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시장격리 물량 10만t 추진을 보류한다. 사전격리 4만5000t은 쌀값 동향을 지켜보며 시행 여부를 재검토하고, 정부양곡 대여곡 5만5000t은 반납 시기를 내년 3월까지 1년 연장한다.
다만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가 반납을 요청할 경우 이를 이행하는 조건이다.
또 정부양곡 가공용 쌀 공급 물량을 기존 34만t에서 최대 40만t까지 확대한다. 가공용 쌀 소비가 빠르게 늘어난 만큼 공급 부족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2025년 정부 벼 매입자금(1조2000억원) 지원을 받는 산지유통업체의 의무 매입물량 기준을 기존 150%에서 120%로 완화한다.
이를 통해 유통업체가 단기간에 무리하게 벼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수확기 대책(지난해 10월13일)을 통해 2025년산 쌀이 16만5000t(최종 생산량 반영 시 13만2000t) 과잉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최신 쌀 소비량 조사 결과를 반영해 재추정한 결과 과잉 규모는 약 9만t으로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가공용 쌀 소비가 크게 늘면서 올해 가공용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약 4만t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전체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24년 87만3000t에서 2025년 93만2000t으로 늘었고, 주정을 제외한 가공용 쌀 소비량도 같은 기간 64만5000t에서 71만5000t으로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수급 전망상 9만t 과잉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단경기 공급 부족으로 올해 양곡연도 이월 물량이 7000톤에 그쳐 전년과 평년보다 크게 줄었고, 지난해 가을 조기 소비 물량이 많았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계획대로 시장격리 10만t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올해 공급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산지유통업체의 2025년산 수확기 벼 매입 물량이 전년보다 약 9만t 감소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민간 재고 역시 약 12만t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원회에서는 원료곡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벼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현장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앞으로 쌀 수급 정책은 생산자, 산지유통업체, 소비자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다 함께 논의해 수립할 계획"이라며 "현재 가격 오름세는 농가소득과는 연관이 낮고,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시장격리 물량과 시행 시기를 조정하고, 가공용 공급물량을 늘리는 쌀 수급 안정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차관은 "이후에도 쌀 시장 전반에 대한 동향 파악을 면밀히 실시하면서, 쌀 시장이 조속히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필요한 대책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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