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31명 지식인들이 말하는 삶의 의미…'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기사등록 2025/11/30 11:19:41

전미도서 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작…'형이상학적 동물들'

[서울=뉴시스]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사진=현암사) 2025.1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현암사)=앤드루 콥슨 지음

"인본주의적 세계관은 본질적으로 진보적이며 역동적이다. 모든 사상과 가치, 신념은 언제나 질문받을 수 있고 끊임없이 수정될 수 있다. 태곳적부터 이어져 온 불변의 전통이나 절대적인 권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본주의는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존엄성·가치·자유 등을 중시하는 사상이다.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가. 막막한 삶 속에서 맞이하는 걸림돌을 극복하며 후회 없는 삶을 보내고 싶은 욕망은 언제나 존재한다.

영국 인본주의협회 회장인 저자는 과학자, 심리학자, 철학자 등 세계적인 지식인 31명을 만나 물었다. '우린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책은 그가 들은 답의 종합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끝없이 던지는 삶과 세상의 의미에 관한 질문에 해답을 제시한다.

"우리는 누구나 변화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인간의 뇌가 가진 놀라운 점이죠."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법' 중)

인간의 삶과 세상의 의미를 묻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인들은 저마다의 관점에서 단서를 제시한다. 모두 '휴머니스트'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어떤 이는 이성과 사랑을, 또 다른 이는 자유와 평등을 우선한다.

서로 다른 사유가 집약된 책은 독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스스로의 세계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서울=뉴시스] '형이상학적 동물들' (사진=바다출판사 제공) 2025.1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형이상학적 동물들(바다출판사)=클레어 맥 쿠얼·레이철 와이즈먼 지음

형이상학(形而上學)은 사물의 본질, 존재의 근본 원리를 사유나 직관에 의하여 탐구하는 학문이다.

20세기 전쟁의 한복판에서는 형이상학은 설 자리를 잃었다. 지속되는 전쟁과 폭력에서 인간의 존재 목적은 실종됐다. 이성의 이름으로 문명을 구축해 온 인간은 세계대전으로 인한 학살과 파괴 앞에서 스스로의 정의를 잃었고, 언어와 논리는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영국의 네 여성 철학자 엘리자베스 앤스콤, 필라파 풋, 메리 미즐리, 아이리스 머독은 인간의 정의에 대해 다시 질문했다. 인간을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철학의 근본으로 되돌아가 무너진 형이상학을 되살리겠다는 목표였다. 근대 과학, 논리실증주의가 주(主)를 이룬 시대에서 형이상학의 부활을 이끌어낸다. 네 철학자의 사유는 시대에 필요한 윤리적 감각을 모색한다.

이 문제의식은 결코 20세기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전쟁과 파괴는 현재진행형이다. 또 인공지능 없는 사회를 상상하기 어려운 지금, 책은 다시금 '인간 고유의 존재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책은 뉴욕 타임스, 뉴요커 등에서 올해의 책, 전미도서 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작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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