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韓공군기 독도 주변 비행 이력이 영향준 듯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방위상은 자국 자위대 기지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 공군기에 급유 지원을 하기로 했으나 취소된 사실을 인정하고 이유를 "한일 방위 당국간 조정이 되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방위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초 한일 당국은 11월 상순 일본 오키나와(沖縄)현에 위치한 항공자위대 나하(那覇)기지에서 한국 공군기의 급유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지원 대상이었던 한국 공군기 블랙이글스가 독도 주변을 비행했던 이력 때문에 급유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10월 하순 "(한국) 공군기가 시마네(竹島)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명) 주변을 비행한 것으로 보여, 일한(한일) 방위 협력으로서는 전례가 없는 한국군기 급유 지원을 실시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한일은 원활한 물자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법에 근거해 급유 지원을 준비해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자위대의 한국 공군기 급유 지원이 "자위대법에 근거해 '무상 대여'로 실시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케이는 이번 급유 지원 취소가 "미래 ACSA 체결 등 어려운 안보 환경에 놓인 일한 간 방위 협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한일의 긴밀한 협력이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급유 지원 중단(취소)이 찬물을 끼얹은 형태"라고 전했다.
한일 국방 당국은 2018년 초계기 갈등으로 관계가 냉각됐다가, 재발 방지책 합의가 이뤄진 지난해 6월 이후 한일 국방장관이 상호 방문하는 등 협력,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다.
한일 초계기 갈등이란 2018년 12월20일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접근 위협 비행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일본은 한국의 광개토대왕함에서 초계기 사격을 목적으로 한 사격 통제 레이더를 송출시켰다고 한 반면, 우리 군 당국은 사실 무근이라 반박하며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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