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급증…韓·日 기업 수혜폭↑
中·대만, AI 전환 지연에 성장세 둔화
한국 및 일본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AI 서버용 고성능·고용량 제품들을 대거 판매하고 있다. 반면, 중국 및 대만 기업들은 여전히 스마트폰 등 기존 IT 제품에 의존하고 AI로의 전환이 늦어지며 선두기업과 후발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기를 비롯해 일본의 무라타, 타이요유덴 등은 올해 4분기 고용량 MLCC의 판매를 확대할 전망이다.
AI 시장 수요 확대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의 서버 운영에 필요한 고용량 MLCC의 주문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MLCC는 서버와 스마트폰, 차량 등에 쓰이는 전류 제어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미래 먹거리다. 전력 소모가 크고 형태가 복잡한 AI 데이터센터용 서버, 자동차 전기장치에는 무수히 많은 MLCC가 필요하다.
현재 하이엔드급 MLCC 시장 2위인 삼성전기의 점유율은 40%로 1위 무라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기, 무라타, 타이요유덴은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AI 서버용 MLCC 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무라타의 경우, MLCC 출하량은 지난 9월 사상 최고치인 1400억 개를 넘어섰다.
삼성전기의 MLCC 가동률은 지난해 80% 초반에서 올해 상반기 90% 후반까지 상승했는데, AI 서버용 MLCC의 생산 확대로 4분기에 가동률은 100%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올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2조8438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I 서버는 개당 2만8000개의 MLCC가 들어가는 '초대형' 수요처다. 스마트폰(1100개)이나 일반 서버(2200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한국과 일본의 MLCC 제조기업들은 선제적으로 AI 서버용 제품을 개발하는 등 발 빠르게 AI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반면, 후발기업인 중국과 대만의 기업들은 여전히 스마트폰, PC, 가전 등 기존 IT용 MLCC 비중이 높아, 글로벌 수요 부진 여파를 크게 받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기업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의 올해 4분기 스마트폰 수요는 전 분기 대비 12~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트북 수요도 8~1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시장이 침체하면서 중국과 대만의 MLCC 제조기업들도 매출 타격을 받게 된 셈이다.
AI 서버용 MLCC는 제조 공정 난도가 매우 높아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과점 구도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AI용 제품 개발에 몰두할 것"이라며 "삼성전기는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차세대 제품들을 계속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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