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현 포천시장 "뜻깊은 행사, 드론산업 도시 이미지 구축"
방문객 행사 비난에 일부 간부 "고생 즐겁게 받아들여야"
심지어 한 간부 공무원은 방문객들이 겪은 교통대란을 두고 "고생을 즐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고생을 감수하며 포천시를 방문했던 이들을 조롱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7일 포천시 등에 따르면 포천시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한탄강 생태경관단지 일원에서 개최한 '세계드론제전'이 마무리됐지만 SNS를 중심으로 방문객들의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꽉 막힌 도로,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 열악한 편의시설, 우왕좌왕 대처 등 행사 전반에 대한 포천시의 미흡한 준비와 부실 대응이 총체적인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포천시청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일부 국·과장들이 "처음 개최한 행사인데 이 정도면 잘했다", "일부 문제는 개선하면 된다", "교통 문제는 그만큼 방문객이 많이 와서다" 등 비난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자화자찬의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백영현 포천시장도 심각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행사를 두고 한 방송에 출연해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고 자평했다.
지난 3월 훈련 중인 전투기 두 대가 포천의 민가에 폭탄을 떨어뜨린 오폭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서도 수많은 방문객으로부터 "다시는 포천에 오지 않겠다"는 등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천시 이미지가 사실상 재차 실추됐는데 백 시장은 오히려 드론산업 선도 도시 이미지 구축을 성과로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포천시 한 간부 공무원은 자신의 SNS에 방문객들의 행사 관련 비난 섞인 반응을 두고 "한탄강 드론쇼, 페북에서 말들이 많다"며 "보고 싶어서 갔으면 고생쯤은 즐겁게 받아들여야"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간부는 "고릴라를 보기 위해 서울대공원에 갈 때 포천에서 4시간 이상, 2~3㎞를 3시간 걸려 주차 전쟁을 치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고릴라를 봤다"면서 방문객들의 반응과 자신의 경험을 비교했다.
또 다른 지역의 한 인사는 "외부에서 손님을 초대해 놓고 불편해도 감수해라. 불만이 나와도 사람들이 많이 왔으니 괜찮다는 식의 생각이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의 자세인지 어처구니 없다"라며 "행정 수장인 백영현 시장 역시 역대급 최악이 된 행사를 인정하고 불편을 겪은 시민들에게 사과와 함께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천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종료된 행사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일부 고위 공무원들이 문제점에 대한 인식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행사가 빛났고 앞으로 잘하면 된다는 반응 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188회 포천시의회 임시회가 오는 21일부터 계획돼 있어, '포천 세계드론제전'에서 표출된 문제점 대한 책임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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