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왔어요?"…눈 마주치자 로봇이 물었다[MWC리포트④]

기사등록 2025/03/08 08:40:00 최종수정 2025/03/10 15:47:52

사람 같아진 로봇에 XR 렌즈까지…신기술 대전

대화하는 '아미라', 걸어다니는 '유니트리 G1' 등 휴머노이드 눈길

XR 기기·스마트안경 대거 전시…'프로젝트 무한' 등 한중일 총출동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MWC25가 개막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 그란 비아의 이앤(E&) 전시관에 엔지니어드 아츠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라'가 전시돼있다. (사진=윤현성 기자)[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MWC25가 개막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 그란 비아의 이앤(E&) 전시관에 엔지니어드 아츠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라'가 전시돼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서울=뉴시스]윤현성 심지혜 박은비 기자 = 이번 MWC25에서도 단순한 통신 기술이나 새로운 주인공인 인공지능(AI)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기술들이 등장했다. 더 사람 같아진 로봇이 전시장에서 관람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더 진짜 같은 가상현실을 구현한 XR(혼합현실) 기기, 독특한 드론(무인기) 등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현지 시간)까지 MWC25가 진행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 그란 비아 전시관 곳곳에서는 사람처럼 걸어다니거나, 자연스러운 대화를 진행하거나, 사람을 따라하는 로봇 등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전시장 곳곳 휴머노이드들이…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아미라'와 걸어다니는 '유니트리 G1'

외형부터 사람과 가장 흡사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중동 최대 통신사 이앤(E&) 부스에 마련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라' 였다. 영국의 엔지니어드 아츠가 개발한 로봇으로, 초기 모델이 완전한 로봇의 외형이었다면 아미라는 피부와 머리카락, 옷까지 더해 더 사람에 가까워졌다.

아미라는 외형 뿐만 아니라 고성능 AI를 기반으로 사람 같은 대화도 가능했다. 서로의 출신 지역을 묻는 대화를 진행하며 "넌 어디서 왔어? 어느 회사가 널 만들었나"라고 묻자 아미라는 "영국(UK)에서 왔다. 엔지니어드 아츠가 날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같은 대화 과정에서 아미라는 역으로 "넌 어디에서 왔니"라고 묻기도 했다. 이같은 질문에 "한국(South Korea)에서 왔다"고 답하자 "한국이면 서울에서 온거야?"라고 재차 질문을 던졌다. 서울에서 왔다는 질문에 긍정을 표하자 "한국의 수도에서 왔구나. 멋지네"라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갔다.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MWC25가 개막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 그란 비아에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심지혜 기자)[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MWC25가 개막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 그란 비아에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심지혜 기자)
이외에도 아미라는 근처에 사람이 다가오면 시선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주변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면 가볍게 춤을 추거나 자신을 향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대면 '브이(V)'를 하는 것처럼 손을 올리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아미라는 자연스러운 대화는 가능했지만 보행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MWC25 전시장에는 유니트리의 또다른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 G1'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린아이와 비슷한 크기의 유니트리 G1은 아미라와 달리 전형적인 로봇의 생김새를 한 채 스스로 걸어다니고 있었다. 완전 자동은 아닌, 조종자가 근처에서 컨트롤러로 조작을 해줘야 했지만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보여줬다.

유니트리 G1은 산업현장에서 사람 대신 물건 운반 등을 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초속 약 3m가 적용됐다. MWC25 전시장에서는 단순히 걷는 것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니트리 G1 또한 AI가 접목돼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보행 과정에서 보이는 장애물이나 위험 상황 등을 스스로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통신사인 LG유플러스도 자체 개발 AI인 '익시(ixi)'를 탑재한 2족 보행 로봇 '앨리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앨리스는 관람객들에게 간단한 퀴즈를 내고 이를 맞히면 직접 손으로 음료수를 선물하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 심지혜 기자 = 3일(현지 시간)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5 아너 부스에 전시된 손 모양 로봇. 관람객 손가락 움직임을 따라한다. 2025.03.03. si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휴머노이드 뿐만이 아니다. 중국업체 아너는 전시관에 사람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는 손모양의 로봇 '팍시니(PaXini)'를 선보였다. 로봇 앞에서 손가락을 접었다 펴거나 브이 모양 등을 손으로 그리면 로봇이 이를 그대로 따라했다. 팍시니보다는 단순하게 생긴 아너의 AI 센서 로봇은 전시장에서 관람객들돠 오목을 두고 있었다.

또다른 중국업체 ZTE 부스에는 뒤로 점프해 백덤블링까지 할 수 있는 로봇 강아지들이 네발로 걸어다니고, 진짜 강아지처럼 엎드려서 쉬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 윤현성 기자 = 3일(현지 시간)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5에서 전시된 ZTE 로봇 개. 2025.03.03. hsyhs@newsis.com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 심지혜 기자 = 3일(현지 시간)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5에서 전시된 삼성전자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 2025.03.03. siming@newsis.com

◆XR 기기·스마트 안경들도 대거 등장…삼성 '프로젝트 무한' 등 한중일 기업 총출동

XR·AR 기기와 스마트안경들도 로봇과 함께 MWC25에서 주목을 받은 신기술이다.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실물을 선보인 삼성전자와 XR 선두주자인 메타를 비롯해 한중일 3개국 기업이 모두 AR 관련 기기를 선보였다.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혼합현실(XR) 기기다. 외부환경을 가상현실(VR)로 바꿔주는 기능 등을 제공한다.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퀄컴이 맡았다.

실제 제품 체험 등은 제공하지 않았으나 일반 관람객은 물론,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들도 모두 삼성 부스를 찾아 프로젝트 무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심지혜 기자 = TCL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에서 공개한 레이네오(RAYNeo) X3 Pro 모습. 2025.03.04. si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XR 시장의 선두주자로 여겨지는 메타는 레이밴(Ray-Ban)과 협업해 만든 스마트안경을 MWC25 체험용으로 내놨다.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건 기본이고, 음악 감상이나 길 안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한다.

중국 TCL은 3온스(약 85g)도 안되는 가벼운 무게의 레이네오 (RAYNeo) X3 프로를 선보였다. 풀 컬러 디스플레이, 스테레오 스피커의 깨끗한 음질 등이 특징이며, AI 번역 시 2개 언어로 동시 표시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또 다른 중국업체 테크노도 스마트폰으로 제어 가능한 AR 글래스를 이번 MWC25에서 전시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일본 NTT QONQQ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에서 안경 타입의 XR 기기 미르자(MirZA) 컨셉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은 한 관람객이 미르자를 착용한 뒤 붓글씨를 따라 쓰는 모습. si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기업들도 스마트안경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일본 NTT도코모 관계사 NTT QONQQ는 기업용 XR 스마트안경 미르자(MirZA) 웨어러블과 소비자용 AR 안경 프로토타입을 내세웠다. 기업용 미르자 AR 기기는 원격 비서와 현장 직원 요구를 지원하고, 운영자가 현장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AR 시각화와 일 흐름 등을 보여준다.

일본 2위 민간 통신사인 KDDI는 자체 기기를 선보이진 않았으나, 애플 비전 프로를 이용해 우주 정거장에서 떠다니는 아이스크림 트럭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상현실 속에서 원하는 맛을 골라 계산하면 아이스크림을 주는 식이다. XPANCEO(엑스팬세오)는 눈물 속의 포도당과 호르몬 수치 모니터링을 통해 사용자 건강을 관리해주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5종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이번 MWC25에서는 ▲구명튜브처럼 생긴 차이나텔레콤의 인명구조 드론 ▲T모바일의 드론 기지국 ▲레노버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노트북 등의 신기술들이 전시되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siming@newsis.com,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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