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6여 년만에 '깜짝 인하'를 단행한지 3거래일 만에 환율이 다시 1400원대에 올라섰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에도 아시아 통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와 수출 둔화세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종가는 전일 오후 3시30분(1394.7원)대비 6.6원 오른 1401.3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5일(1402.2원) 이후 일주일 만이자, 한은이 11월 금리를 내린자 3거래일 만에 다시 1400원대다. 장중 최고가는 1404.5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28일 한은의 금리 인하에 따라 기존 1.50%포인트였던 한미 금리차가 1.75%포인트로 확대된 후에도 지난달 29일까지 여전히 1390원대를 이어갔다. 11월 금통위는 10월 회의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종전 3.25%에서 3.00%로 낮아졌다.
한은이 2회 연속 금리를 떨어뜨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10월(임시 금통위 포함)부터 이듬해 2월까지 6회 연속 인하 이후 16여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가 한미 금리차 확대로 이어지며 원화 약세를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하지만 FOMC(공개시장위원회) 12월 인하설에 달러가 약세를 보인데 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도 작용하며 1400원을 넘진 않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외환보유고는 충분한 수준이며, 국민연금 스와프 금액 확대·재연장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날 환율이 1400원을 넘긴 것은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전날 105선으로 물러났던 달러지수는 106선 초반대로 다시 올라왔다. 일본은행(BOJ)의 12월 인상설에 강세를 보이던 엔화값이 다시 약세를 보였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중국 100% 관세 경고에 위안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수출 둔화에 따른 원화값 약세 압력도 더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 증가율은 1.4%로 작년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1월(18.2%)로 고점을 찍은 후 9월 7.1%로 한 자릿수로 내려온 후 하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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