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재계에 따르면 올 연말 주요 기업 인사에서 롯데 등 오너 3·4세들의 고속 승진이 잇따르고 있다.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이날 롯데그룹 2025년 정기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신유열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2022년 말 롯데케미칼 상무로 한국 롯데 인사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신 부사장은 보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신 부사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신사업 및 신기술 기회 발굴과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신 부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이 지속가능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신 부사장은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GS그룹도 세대 교체에 나섰다. 오너가 3세인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용퇴하고 4세 허서홍 부사장이 GS리테일의 새 대표이사에 올랐다.
허 신임 대표는 허만정 LG그룹 공동 창업주의 증손자이며,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식품업계에서도 오너 일가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 1위인 농심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2021년 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한 지 3년 만이다.
이와 함께 신 상무의 누나 신수정 음료 마케팅팀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농심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실을 출범하고 고(故) 신춘호 농심 그룹 창립자의 장손이자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 농심 구매담당 상무를 미래사업실장 자리에 앉혔다.
1993년생인 신 실장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를 졸업한 후 외국계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2019년 3월 농심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그는 2021년 말 29세 나이로 농심 구매실장에 오르는 등 첫 20대 임원이 돼 초고속 승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농심 그룹에서 신 실장이 경영 승계 1순위로 거론된다.
삼양사의 삼양그룹에서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1983년생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총괄사장이 화학2그룹 부문장을 맡았다.
김 사장은 삼양그룹 4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화학그룹을 화학1그룹과 화학2그룹으로 분리했다. 이 가운데 김 사장이 화학2그룹의 그룹장을 겸직해 관련 사업을 더욱 성장시킬 계획이다.
화학2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전문기업인 삼양엔씨켐과 소재 전문기업 케이씨아이(KCI), 지난해 인수합병한 글로벌 케미컬 기업 버든트 등 '스페셜티(고기능성)' 사업 계열사로 구성된다.
다만 삼양라운스퀘어(삼양식품)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오너가의 승진은 없었다.
오너가 3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인 3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 전략기획본부장은 유임됐다.
임원으로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현 직급에서 더 성과를 내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29살 나이에 상무로 승진했다.
지주회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졸업 뒤 2019년에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다.
롯데보다 먼저 임원인사를 단행한 CJ그룹 인사에서는 오너가의 승진은 없었다.
그룹의 글로벌 식품 사업을 이끌며 승계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이지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CJ가(家) 4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는 유임됐다.
임원으로 승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현 자리에서 성과를 내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선호 실장은 지난 2022년 정기인사에서 경영리더(임원)직에 오른 후 글로벌 식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경후 실장도 같은 2022년 인사에서 CJ ENM 경영리더로 승진해 임원직에 올랐다. 승진은 없더라도 두 남매의 사업부 내 영향력과 권한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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