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채상병 사건 실체적 진실은 다 드러나"
해병대예비역연대 3660명, 무죄 탄원서 제출도
현장 모인 시민들 "박정훈은 무죄다" 연신 외쳐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채상병 사건의 초동수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결심 공판이 21일 열리는 가운데,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는 박 대령의 '무죄'를 연호하는 시민 100여명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이날 군사법원 앞을 찾은 시민들은 손에 "채상병 수사외압 몸통을 밝혀내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한 시민이 "오늘이 박대령 생일"이라고 외치자 다함께 축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 주최로 진행된 시민 환담회에서 박 대령은 "지난 1년 반 달려오면서 채상병 사건에 관련한 실체적 진실은 다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이) 우리 사회의 정의로움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도 자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박 대령 결심공판을 앞두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 자리에 서있어야 할 사람은 국방부 장관과 차관 등 다른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박 대령은 어머니가 대전 현충원에 가서 '억울함이 없도록 우리 아들이 다 풀어줄 것'이라고 기도할 때마다 가슴이 무너졌을 것"이라며 "박 대령이 긴 시간동안 외롭지 않게 불의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이 기자회견에 앞서 인근에서 무죄 탄원서를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에 제출된 무죄탄원서에는 해병대예비역연대 3660명이 참여했다. 이중 50여명의 예비역은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채해병 순직 사건은 2022년에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 사망사고로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는 것이 당연하며, 박 대령은 법리에 따랐을 뿐"이라며 박 대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정당한 법 절차를 따른 박 대령에게 윤석열 정부는 '항명수괴죄'라는 누명을 씌워 군사법원에 세웠다"며 "오히려 말을 바꾸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 자들은 김계환 사령관을 비롯해 해병대 지휘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이라고 했다.
이들은 "참군인에게 군사법원에서 진실을 외면하고 유죄 판결을 내린다면, 약 30년을 해병대에 몸담아온 박 대령이 추구해온, 더 나아가 대한민국 사법부를 포함한 모든 권력 기관이 추구해야 할 정의와 자유는 비웃음과 냉소의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그가 수호하려는 가치를 군사법원에서 일깨워주길 간곡히 청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군사법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박 대령의 상관명예훼손과 항명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연다.
박 대령은 지난해 7월20일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한 채상병의 순직사건 조사를 직접 지휘했다.
박 대령은 채 상병 사건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했으나, 이 과정에서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기고 이첩을 강행했다며 항명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지난해 10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군사법원은 총 9차례의 공판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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