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F&F홀딩스 회장의 장남 김승범 상무, 디지털 본부 총괄
화장품 사업 자회사 에프앤코 대표도 "승계 절차 진행" 분석
본업 경쟁력 강화…디스커버리·MLB 등 앞세워 해외진출 확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최근 영원무역·세정 등 패션업계에선 회사를 창업하고 키워온 오너 1세대 대신 2·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MLB 등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F&F그룹도 김창수 F&F홀딩스 회장의 장남 김승범 F&F 상무를 중심으로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창수 F&F 회장의 장남인 김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2015년 F&F 중국법인 사업부 총괄 팀장을 지냈으며, 2018년 화장품 자회사인 에프앤코에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이후 2019년부터 F&F에서 디지털 본부 총괄을 담당해 왔다. 지난 4월엔 F&F 화장품 사업 자회사인 에프앤코(F&CO) 대표이사가 됐다.
에프앤코는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 등을 보유한 F&F의 화장품 사업 자회사다. 김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지분 88.96%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에프앤코를 F&F그룹 승계의 핵심축으로 평가하고 있다.
F&F그룹이 승계를 위해 F&F홀딩스가 F&F의 지분을 매입하고, F&F홀딩스 지분을 에프앤코에 넘김으로써 '에프앤코→F&F홀딩스→F&F'로 이어지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확립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김 상무는 F&F홀딩스 지분 6.7%, F&F 지분 0.5%를 보유하고 있다.
김 상무가 비교적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F&F홀딩스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김 상무가 대표로 있는 에프앤코가 F&F홀딩스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승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상무가 올해 에프앤코 대표이사에 오른 것도 결국 승계 과정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과 7월 자신의 F&F홀딩스 주식 86만3930주, 41만500주를 에프앤코에 넘겼다. 그 결과 에프앤코는 현재 F&F홀딩스 지분 4.84%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김 회장의 차남 김태영 수프라 마케팅 팀장에 이어 5번째로 많은 지분이다.
또 F&F홀딩스는 지난 8월과 9월 F&F주식 각각 17만6000주와 3만5000주를 확보하는 등 F&F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승계 작업외에도 F&F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F&F는 지난 7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WBD(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일본 및 동남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연내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중국에만 매장 100개를 열겠다는 목표다.
현재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중동과 인도에 진출해 있는 MLB 브랜드에 더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까지 해외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F&F는 MLB의 해외 진출 성공 경험을 통해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를 위한 생산·물류·유통·마케팅의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디스커버리는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세계의 리딩 브랜드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