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가 빌린 평화누리공원, 행사 하루 전 대관 취소
신천지, 사과·배상 요구…시민들 '눈살' 집회 비판 목소리
이날 집회는 지난달 신천지가 '종교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을 위해 빌린 파주 평화누리공원에 대해 경기관광공사가 행사 하루 전 대관 승인 취소를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낮 12시부터 시작한 집회에는 신천지 관계자 3만여명이 참석해 경기도청 일대 도로를 가득 채웠다. 경기도는 이날 집회 인파를 고려해 경기도청 출입구 일부와 왕복 4차선 도로 가운데 3개 차선을 폐쇄했다.
신천지는 경기도청 앞 도로와 공터에 운집해 '편파적 종교 탄압 웬말이냐', '사과하고 배상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발언에 나선 이기원 총회 총무는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내세운 '안보'는 허울 좋은 명분일 뿐 실제로는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등 신천지를 반대하는 세력에 굴복한 편파적 종교 탄압"이라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종교인인지 정치인인지 답하라. 정치가 왜 종교에 간섭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경기도는 헌법이 보장한 종교 자유를 어기고 행사 하루 전날 대관 취소 공문을 보내며 이를 영상으로 찍는 저질 행정을 보였다"며 "민박집도 하지 않을 행태를 1300만 인구를 가진 경기도가 자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천지가 이날 경기도청 앞 도로를 점거하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인근 공사장에 있던 인부 A씨는 "암흑 천지 신천지, 이만희는 사기꾼이다"를 연신 외쳐 일부 신천지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또 이곳을 지나던 시민 B씨는 "나라가 전쟁이 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신천지)행사 하나 취소됐다고 이렇게 난리를 피울 일이냐"며 "한참 통행이 많은 낮 시간에 도로와 광장을 막아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경찰에는 신천지 집회 관련 40건의 소음신고와 9건의 교통 불편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북한 자극에 따른 접경지 도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긴급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가 군사접경지 파주를 위험 구역으로 설정했고, 남북 긴장감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등 행동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어 대관 승인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신천지에 보냈다.
신천지는 이러한 김 지사 결정 배경에 '종교 편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 지사가 긴급지시를 내린 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를 불러 간담회를 진행한 것.
이후 경기도청 청원 게시판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현재 어떤 자격으로 행정을 하고 있냐"며 "선출직 공직자인지 특정 종교단체 대변인인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에는 "특정 종교단체 말 한마디에 적법하게 진행한 행정절차를 뒤집어 버리는 독단적 행정이 민주국가에서 용납될 수 있냐"며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은 4만2000여명 동의를 얻어 김 지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는 "경기도의 이번 행정은 종교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어기고 국민을 둘로 나눈 것이나 다름없다"며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날까지 규탄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6개 중대와 지역 경찰 등 420여 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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