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행동해야" 투표 독려…흑인·젊은 층 표심 공략
유세서 트럼프 언급 안 해…가자 전쟁 종식 위해 노력"
트럼프, 총기 피격 상징 구호 외쳐…'마가' 기조 재확인
막판까지 막말…취재진 향해 "가짜뉴스 총 맞아도 돼"
해리스 후보는 이날 경합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흑인 교회와 이스트랜싱의 미시간주립대 등을 종횡무진 누비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핵심 지지층인 흑인과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트럼프 후보는 경합 주 3곳에서 막판 집중 유세를 열었다. 7월 총격 이후 자신의 슬로건 격이 된 "싸우자"를 외치며 결집을 호소하는 한편, 2020년 대선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도 내놨다.
◆흑인 교회 찾아 예배하고 연설…"행동해야 한다"
ABC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흑인 교회를 찾아 예배하고 연설했다. 그는 성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교회, 신은 우리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그는 우리를 위한 좋은 계획, 우리를 치유하고 하나의 국가로 통합할 계획, 자유를 위한 계획, 기회를 위한 계획, 정의를 위한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계획은 믿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자"며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말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그분(신)이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계획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일과 일상적 선택,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민주주의를 통해 그 계획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분열을 심화시키고, 증오를 심으며 공포를 퍼뜨리고, 혼란을 초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알고 있으나 지금 이 순간은 당파적 정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쟁 후보 트럼프 언급 안 해…"공포·분열 지배한 정치 끝내자"
그는 이후 미시간주립대로 자리를 옮겨 연설을 이어 갔다.
해리스 후보는 "이들 이슈 중 그 어느 것도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것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러분에게 살아 있는 경험이다. 나는 여러분의 힘이 느껴지고 또한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월 말 대선 선거 운동을 시작한 이후 상당한 시간을 격전지 미시간주에 할애했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미시간주립대 연설에서 경쟁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은 새로운 출발을 할 준비가 돼 있으며, 동료 미국인을 적이 아닌 이웃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길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지도자의 진정한 척도는 누구를 쓰러뜨리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일으켜 세우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아는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후보는 "공포와 분열이 지배한 10년간의 정치 페이지를 넘기겠다"고 역설했다.
해리스 후보는 "나는 의견이 다른 사람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들에게 테이블 자리를 양보할 것이다. 그것이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우리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다. 우리에게 모멘텀이 있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CNN이 최근 여론조사 평균을 집계한 결과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미시간주에서 각각 48%, 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확실한 우위를 점한 후보가 없었다.
그는 "참담한 일이며, 대통령으로서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하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고, 가자지구 고통을 끝내고,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이 존엄, 자유, 안보 및 자기 결정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코 항복 안 해…美역사 가장 중요한 날, 싸워 이길 것"
트럼프 후보는 이날 미국 선거를 이틀 앞두고 펜실베이니아 리티츠와 노스캐롤라이나 킨스턴, 조지아 메이컨을 돌며 집중 유세에 나섰다.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는 모두 이번 대선 승패를 가름할 경합주로 꼽힌다.
트럼프 후보는 메이컨 유세에서 "우리는 신의 이름하에 하나의 국민, 하나의 가족, 하나의 영예로운 국가"라며 "우리는 절대 (이 나라를)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로 후퇴하지 않고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월 총격 이후 상징적 구호가 된 "싸워라"도 다시 외쳤다. 그는 "모두 나가 투표하라"라며 "함께 우리는 싸우고, 싸우고, 싸울 것이며, 이기고, 이기고, 이길 것"이라고 반복했다. 이번 선거일이 "우리 국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도 했다.
자신 정치 슬로건이자 강성 지지자를 뜻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여러 차례 응용하기도 했다. 미국을 다시 강력하게, 부유하게, 건강하게, 자랑스럽게, 안전하게 하리라는 것이다. 마지막 구호는 역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였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맹공…"해리스, 뭘 물어도 '트럼프' 얘기만"
집권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 대한 맹공도 이어갔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킨스턴 유세 현장에서 최근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을 거론하며 "카멀라, 당신은 허리케인 대응에 있어 최악의 일을 행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 후보 측 선거운동이 오로지 자신을 향한 비난만으로 가득 찼다고도 비난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해리스 후보의 '도널드 트럼프' 발언을 모은 음성을 재생한 뒤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이게 해리스가 말하는 전부다. 내가 뭘 해야 하느냐"라고 물었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후보를 겨냥,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물어도 "도널드 트럼프"라고 답한다며 "나쁘지 않은가"라고 비꼬았다. 자신 지지자를 겨냥한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쓰레기' 발언을 두고 "이제 국민 절반이 쓰레기가 됐다"라고도 했다.
◆"기자 총 맞아도 돼"…막판까지 막말, 선거불복 시사도
이날 유세 현장에서도 그의 거침없는 발언은 이어졌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리티츠 유세에서 자신을 둘러싼 방탄유리를 두고 농담하던 중 "(유리 너머에) 있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자신을 취재하는 언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는 이후 "누군가가 나를 쏘려면 가짜뉴스를 관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졌고, 트럼프 후보는 한술 더 떠 "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맥락상 취재진이 총을 맞아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로 보인다.
2020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듯한 모습도 재차 보여줬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이었던 2021년 1월20일을 거론, "그날 (백악관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과거에도 자신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며 같은 언급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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